'톰 크루즈'라는 하나의 시절 …'첩보물의 전설'이 된 미션 임파서블
▲지난 달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레드카펫행사를 하는 톰 크루즈. /연합뉴스


1996년에 첫 작품이 개봉된 이후, ‘미션 임파서블’(이하 ‘MI’)은 ‘007’ 시리즈를 잇는 대표적 첩보 액션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그 중심에는 물론, 이제 ‘이단 헌트’와 동격이 된 제작자이자 주연배우, 톰 크루즈가 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40년 가까이 톱스타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배우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올 때쯤만 해도 그는 ‘매그놀리아’(1999), ‘아이즈 와이드 셧’(2000), ‘바닐라 스카이’(2001)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갈수록 블록버스터의 비중이 커지더니 액션 장인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이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일까. 톰 크루즈는 30년 가까이 지속된 된 이 시리즈의 최종편을 내놓았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1’(이하 ‘데드 레코닝’)은 다음 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시리즈 중 최고인가 하는 질문에는 관객에 따라 다른 대답을 내놓겠지만 마지막인 만큼 어느 때보다 정성껏 만들었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이전 시리즈의 장점만을 살리려고 노력했기에 ‘MI’의 팬들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만한 작품이다.
'톰 크루즈'라는 하나의 시절 …'첩보물의 전설'이 된 미션 임파서블
‘MI’의 시작은 TV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첩보물이었다. 톰 크루즈는 세련된 스릴러와 누아르를 만들어왔던 브라이언 드 팔마에게 연출을 맡겼고, 이들은 ‘이단 헌트’라는 브랜드를 성공리에 런칭시켰다. 오우삼이 연출한 2편은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작품인데, 스릴과 서스펜스라는 첩보물의 미덕이 상당부분 감독 특유의 스타일에 희생된 데다 이단과 ‘니아’의 과도한 애정신이 종종 몰입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단이 맨 손으로 절벽을 오르는 숨 막히는 오프닝신과 몇 배로 늘어난 액션신 덕분에 ‘MI’ 시리즈는 블록버스터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톰 크루즈가 대역 없이 위험한 액션을 소화해내기로 유명해진 것도 이 때부터다. 이후, 그는 초고층 건물(4편), 비행기(5편), 헬리콥터(6편)에 매달리는 아찔한 장면을 직접 연기했고, ‘데드 레코닝’에서는 오토바이와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도 한다. 죽음을 무릅쓴 톰 크루즈의 도전과 노력은 어느 영화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액션신을 만들어 냈으며, 그것은 곧 ‘MI’ 시리즈의 상징이 되었다.
'톰 크루즈'라는 하나의 시절 …'첩보물의 전설'이 된 미션 임파서블
J.J.에이브람스가 연출한 3편은 치밀하고 설득력 있는 각본이 돋보인다. 액션에 설득력이 생기고 시리즈 최강의 빌런으로 불리는 고(故)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의 카리스마가 더해지면서 격조 높은 첩보 액션물이 완성됐다. 4편에 해당하는 ‘고스트 프로토콜’(2011)에는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브래드 버드 감독의 역량이 돋보인다. 그는 만화적 상상력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내는 마법 같은 재능을 발휘함으로써 ‘고스트 프로토콜’을 가장 오락성이 강한 시리즈로 등극시켰다. 이든이 부르즈 칼리파(828m)에 매달리는 저 유명한 장면이 바로 여기에 등장한다. 게다가 동료들과의 유머러스한 티키타카까지 맛깔스러워서 아직도 ‘고스트 프로토콜’을 최고의 시리즈로 꼽는 관객들이 많다.

5편부터 합류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로그네이션’(5편)에서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이 펼쳐질 때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결투 장면이나 수중 구출 장면, ‘폴아웃’(6편)에서 고공낙하장면 등이 보여주듯 미학적인 액션신을 선보여왔다. 또한, 톰 크루즈의 대역 없는 액션을 가장 빛나게 만드는 연출자로서 그는 ‘MI’의 대미까지 장식하게 됐다.

‘데드 레코닝’은 화려한 액션 연출은 물론, 3편의 탄탄한 스토리에 4편의 팀워크와 유머, 5,6편의 영상미까지 곁들인 종합선물세트 같은 시리즈다. 1편부터 반복되어 온 ‘MI’만의 시그니처 장면들이 랄로 시프린이 작곡한 테마 음악과 함께 변주될 때는 전작들도 오래된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쳐간다. 블록버스터라고 해서 다 같지 않음을, 관객들의 말초적 쾌감과 감동을 동시에 극대화시키는 것은 자본 뒤에 있는 제작진의 진지한 태도와 성실성임을 새삼 느끼게 하는 시리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