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큰 변곡점…버핏지수의 경고 [조재길의 핵심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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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축세 보인 6월 제조업 심리
미국의 6월 기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PMI는 46.0으로, 전달의 46.9보다 하락했습니다. 시장 예상치 평균인 47.3도 밑돌았습니다.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8개월 연속 위축됐습니다.
세부 지표 중에서 신규 수주는 45.6, 재고는 44.0, 고용은 48.1, 생산은 46.7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모든 주요 지표들이 경기 확장·위축의 기로인 50을 밑돌았습니다.
S&P글로벌의 같은 달 제조업 PMI 역시 저조했습니다. 확정치 기준 46.3에 불과했습니다. 6개월 만의 최저였습니다.
상품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게 S&P글로벌 측 진단입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조금 더 커졌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브리지워터 "시장은 너무 낙관 말라"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그렉 젠슨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채권과 주식 시장 모두에 긍정적이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장 홀로 지나치게 급등하고 있다는 겁니다.
젠슨 CIO는 “증시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기업 실적 호조와 함께 가파른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이 미 중앙은행(Fed)의 실제 의도와 달리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금리가 뛰고 집값 하락이 예상되면 소비자들은 저축을 늘리기 마련”이라며 “결과적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하고 실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젠슨 CIO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서 완만한 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파트너는 “올해 안에 뉴욕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그러면서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종전 4750에서 4850으로 높여 잡았습니다. 월가 15개 투자은행의 연말 목표치 평균은 4227입니다.
테슬라가 견인한 전기차 급등장
테슬라(TSLA) 주가가 이날 6.9% 급등했습니다. 리비안(RIVN) 주가는 17% 넘게 뛰었습니다.
2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덕분입니다.
테슬라가 2분기에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은 총 46만6100대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습니다. 시장 예상치(44만5000대)도 뛰어 넘었습니다.
올해 모델Y 등 주력 모델 가격을 줄줄이 낮추면서 판매량이 늘어난데다 텍사스 오스틴 공장 증설에 따른 생산 능력 확대의 덕도 봤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가 차량인 모델S 및 모델X 인도량도 예상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2분기 인도량은 1만9225대로, 예상치(1만4606대)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리비안의 2분기 인도량 역시 1만2640대로, 예상치(1만1000대)를 뛰어 넘었습니다. 올해 목표치(5만 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보통 하반기로 갈수록 생산량 및 수요가 늘기 때문입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철벽 방어막을 쳤다는 점에서 신의 한 수였다”며 “테슬라를 뺀 나머지 전기차 관련업체들이 테슬라에 임차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고 낙관했습니다.
테슬라 주가 역시 긍정적인 의미에서 중대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2009년 후 '최고 상승률' 기록 썼던 7월 증시
7월 뉴욕증시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증시 역사를 보면, 2009년 이후 7월 상승률이 연중 최고였습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기준입니다.
S&P500지수는 평균 3.29%, 나스닥지수는 4.10%의 평균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다우지수 상승률은 2.76%였습니다. 다우지수 평균 상승률은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2014년 이후엔 ‘7월 하락장’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올해 주가 상승률이 너무 가팔랐던 게 불안한 지점으로 꼽힙니다. 나스닥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33%에 달합니다.
버핏지수를 보면 시장이 상대적으로 과매수된 상태라는 게 드러납니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애용한다는 버핏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윌셔5000)을 지수화한 도구로, 일반적으로 150%를 넘으면 위험 구간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17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