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판은 계속…"궁예 관심법 익혔나, 결과 나오기도 전 무조건 반대"
與, IAEA 보고서 발표 앞두고 '신중 기조'…"결과 보고 대응"
국민의힘이 4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차분하고 신중한' 대응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전날 의원총회와 당정 간담회 등을 잇달아 열어 보고서 발표 후 대응책을 논의한 국민의힘은 이날은 특별한 일정을 마련하지 않고 일단 보고서 결과 발표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은 정부에서 주로 결과 발표와 관련한 조치나 대응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은 정부의 조치를 지켜보면서 당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찾아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또 "정부와 여당은 방류 문제가 어떻게 결론 나든 국민 먹거리와 관련해서는 조금의 불안감도 들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IAEA 보고서 결과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오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당연히, 그리고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썼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와 국민의힘은 차분하게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IAEA 최종 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후속대책들을 마련하겠다"며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가 나서 방류를 반대할 것이고, 일본도 방류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오염수 방류를 무조건 찬성하는 것이 아니며, 방류와 관계 없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 국민 안전을 위한 조치는 계속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의원들의 '과도한 언행'을 단속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지도부 회의에서 "IAEA 보고서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신중 행보' 배경에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상당히 부정적인 데다 먹거리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 수조 물을 마시는 돌발 행동으로 구설에 오른 김영선 의원 사례 등은 오히려 '일본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쳐 역공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 상당하다.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실제 전날 회의에서 이런 우려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맥락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괴담 선동'을 하고 있다는 비판 기조는 이어갔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민주당은 최종 보고서를 보기도 전에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것"이라며 "마치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에 유죄를 선고했던 중세 종교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듯하다 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도 "민주당은 '궁예 관심법'이라도 익혔느냐. 아니면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미래를 다녀왔느냐"며 "IAEA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믿을 수 없다'며 무조건 반대만 외치면서 외교적 무지를 드러내는 행태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이제 슬그머니 전략을 바꿔 IAEA의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IAEA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며 "진실에 막혀 선전·선동이 그 힘을 잃어갈 때쯤 마지막으로 '메신저'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