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겨냥했나?…대만, 대선 외부개입 신고포상금 8억원으로 인상
대만 당국이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해외 세력 등의 선거 개입 관련 신고 포상금을 최고 2천만 대만달러(약 8억4천만원)로 올렸다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법무부는 최근 해외 세력, 인터넷 선거 도박사이트 등의 내년 1월 차기 대선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방해사례 고발격려요점'을 수정했다.

이어 선거 도박사이트에 대한 신고포상금은 최고 500만 대만달러(약 2억원), 해외 적대세력에 대한 신고포상금은 최고 2천만 대만달러로 명문화했다.

법무부는 해외 세력 등의 선거 개입 사례의 정황과 영향에 따라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면 먼저 4분의 1을 포상금을 지급한 후 유죄판결이 나면 나머지 포상금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싱타이자오 검찰총장은 해외 세력과 도박사이트가 은밀하게 움직여 적발이 쉽지 않다면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내부 고발자의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포상금을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대만 기업인과 민간 단체의 입을 닫게 하는 이른바 '한선효응(寒蟬效應·다가올 추위가 무서워 울지 않는 매미처럼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에는 "국민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투표권 행사로 공평한 선거를 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수정된 이 규정은 과거 법무부가 제정한 '부정선거 고발격려요점'을 바탕으로 부정선거 관련 포상금 지급 기준, 해외 적대 세력, 인터넷 선거 도박사이트 등에 대한 신고포상금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 세력'에 대한 정의는 '국가안전법'의 '해외 적대 세력', '반침투법'의 '침투 출처'의 관련 규정을 중심으로 각종 선거를 방해하는 행위를 포상금 지급 범위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집권 민진당의 류스팡 입법위원(국회의원)은 포상금의 증액이 대만인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당국이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 본토의 내년 1월 총통선거 개입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대만 차기 총통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힌 적은 없지만,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아닌 친중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 당선을 기대하면서 차선책으로 제2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 당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