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자진 상폐' 오스템임플란트 들어가 볼까?…매도타이밍 놓치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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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멀쩡한 상태서 상폐, 단타 기회로 인식하기도
비상장사 주주되는 낭패 피해야…양도세 등의 단점도
외부 견제 기능이 약화돼 기업의 장기적 성장엔 부정적
자진 상폐株 투자할 때…대주주 지분율, 상폐 요건 등 살펴야 자진 상장폐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따져야 할 부분은 '공개매수가'다. 최근 자진 상폐에 나선 오스템임플란트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주당 가치를 동등하게 평가했다. 자진 상폐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은 대주주와 소액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동일선상에서 보지 않는다.
오스템임플란트 자진 상폐를 두고 정리매매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자진 상폐로 매수권이 있어 안전하다는 인식과 더불어 거래제한선이 없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매도 타이밍을 놓쳐 비상장사의 주주가 되는 낭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한경 마켓PRO는 오스템임플란트를 통해 자진 상폐 투자에 대해 살펴봤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8일 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자진 상폐는 신청 후 15영업일 내 거래소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폐 여부를 결정한다.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거래정지가 풀리고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투자자들이 오스템임플란트 정리매매를 기다리는 이유는 정리매매 기간에 공개매수를 웃돌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진 상폐한 맘스터치는 정리매매 첫날 공개매수가인 6만2000원보다 높은 6만9000원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정리매매 주식은 가격 변동 제한 폭이 없다.
상장폐지가 강제로 이뤄질 경우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지만 오스템임플란트 등 자진 상폐에 나서는 종목의 경우 가격 제한폭이 없는 정리매매 단계에서 투기성 단기매매 위주 자금이 유입된다. 내실이 멀쩡한 상태에서 상폐에 나서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이후에 일정기간(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6개월 예상) 매도를 희망하는 소액주주로부터 주식을 인수하는 '매수권'도 투자를 부추긴다. 그러다 보니 단기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몰릴 개연성이 높다. 일부 투자자들은 비상장 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될 수 있고, 상장 때보다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공개매수에 불참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상장사의 주주가 되는 것은 여러가지 부담 요인이 많다. 상장폐지 이후 거래는 장외거래이므로 증권거래세 뿐 아니라 양도세까지 내야 한다. 최대주주가 모든 주식을 취득한 이후 매도대금을 지급해 실제 현금을 쥐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상장 때와 달리 유통 물량이 적어, 자칫 거래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또 외부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경영진들의 잘못이나 내부 조직의 문제 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자진 상장폐지가 철회될 수도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모아텍은 2018년 자진 상폐를 추진했으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상폐를 철회했다. 당시 자진 상폐 결정 소식에 당시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결정을 철회하자 주가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만약 자진 상폐에 나서는 종목 투자를 계획한다면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이나 최대주주 지분율 등을 따져 봐야 한다. 공개매수 주체를 믿을 수 있는지, 공개매수 목적은 무엇인지, 공개매수가격이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기업들이 내세우는 자진 상장폐지 사유는 대개 상장사에 더 까다롭게 적용되는 공시요건을 비롯한 상장 유지비용 때문이다. 쉽게 말해 외부의 경영권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상장사의 경우 공시가 줄어들 뿐 아니라 사외이사 선임도 필수가 아니어서 대주주는 외부 경영 감시에서도 상장사보다 자유로울 수 있으나 자칫 투자정보 사각지대에 놓여 독이 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자진 상폐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는데, 결국 자진 상폐에 나서는 종목이 내세운 공개매수가가 적정한지,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정리매매 등 자진 상장폐지 종목에서 단타를 노리는 경우에는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으므로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내실 멀쩡한 상태서 상폐, 단타 기회로 인식하기도
비상장사 주주되는 낭패 피해야…양도세 등의 단점도
외부 견제 기능이 약화돼 기업의 장기적 성장엔 부정적
자진 상폐株 투자할 때…대주주 지분율, 상폐 요건 등 살펴야 자진 상장폐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따져야 할 부분은 '공개매수가'다. 최근 자진 상폐에 나선 오스템임플란트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주당 가치를 동등하게 평가했다. 자진 상폐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은 대주주와 소액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동일선상에서 보지 않는다.
오스템임플란트 자진 상폐를 두고 정리매매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자진 상폐로 매수권이 있어 안전하다는 인식과 더불어 거래제한선이 없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매도 타이밍을 놓쳐 비상장사의 주주가 되는 낭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한경 마켓PRO는 오스템임플란트를 통해 자진 상폐 투자에 대해 살펴봤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8일 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자진 상폐는 신청 후 15영업일 내 거래소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폐 여부를 결정한다.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거래정지가 풀리고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투자자들이 오스템임플란트 정리매매를 기다리는 이유는 정리매매 기간에 공개매수를 웃돌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진 상폐한 맘스터치는 정리매매 첫날 공개매수가인 6만2000원보다 높은 6만9000원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정리매매 주식은 가격 변동 제한 폭이 없다.
상장폐지가 강제로 이뤄질 경우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지만 오스템임플란트 등 자진 상폐에 나서는 종목의 경우 가격 제한폭이 없는 정리매매 단계에서 투기성 단기매매 위주 자금이 유입된다. 내실이 멀쩡한 상태에서 상폐에 나서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이후에 일정기간(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6개월 예상) 매도를 희망하는 소액주주로부터 주식을 인수하는 '매수권'도 투자를 부추긴다. 그러다 보니 단기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몰릴 개연성이 높다. 일부 투자자들은 비상장 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될 수 있고, 상장 때보다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공개매수에 불참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상장사의 주주가 되는 것은 여러가지 부담 요인이 많다. 상장폐지 이후 거래는 장외거래이므로 증권거래세 뿐 아니라 양도세까지 내야 한다. 최대주주가 모든 주식을 취득한 이후 매도대금을 지급해 실제 현금을 쥐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상장 때와 달리 유통 물량이 적어, 자칫 거래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또 외부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경영진들의 잘못이나 내부 조직의 문제 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자진 상장폐지가 철회될 수도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모아텍은 2018년 자진 상폐를 추진했으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상폐를 철회했다. 당시 자진 상폐 결정 소식에 당시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결정을 철회하자 주가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만약 자진 상폐에 나서는 종목 투자를 계획한다면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이나 최대주주 지분율 등을 따져 봐야 한다. 공개매수 주체를 믿을 수 있는지, 공개매수 목적은 무엇인지, 공개매수가격이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기업들이 내세우는 자진 상장폐지 사유는 대개 상장사에 더 까다롭게 적용되는 공시요건을 비롯한 상장 유지비용 때문이다. 쉽게 말해 외부의 경영권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상장사의 경우 공시가 줄어들 뿐 아니라 사외이사 선임도 필수가 아니어서 대주주는 외부 경영 감시에서도 상장사보다 자유로울 수 있으나 자칫 투자정보 사각지대에 놓여 독이 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자진 상폐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는데, 결국 자진 상폐에 나서는 종목이 내세운 공개매수가가 적정한지,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정리매매 등 자진 상장폐지 종목에서 단타를 노리는 경우에는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으므로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