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할 수 없는 행동"…경찰 감찰조사국, 수사 착수
남아공 부통령 경호원 민간인 무차별 폭행 영상 파문
남아프리카공화국 부통령의 경호원들이 비무장 민간인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아틀렌다 마테 남아공 경찰 대변인이 트위터에 올린 45초 분량의 영상에는 무장한 사복 경찰관들이 지난 주말 요하네스버그 N1 고속도로 갓길에서 한 남성을 차에서 끌어 내려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은 이 남성이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머리와 몸을 짓밟았으며 그 옆에 머리를 감싸고 있는 다른 남성도 발길질했다.

영상에는 피해자들의 일행으로 보이는 세 번째 남성도 보였다.

이 남성도 맞았는지는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영상에서 포착된 최소 7명의 사복 경찰관 가운데 일부는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소총을 든 2명과 권총을 든 1명이 직접 폭행에 가담했다.

폴 마샤틸레 부통령의 경호원으로 확인된 이들은 폭행 피해자들을 길바닥에 내버려 둔 채 두 대의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나눠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번 사건은 제삼자인 한 시민이 촬영한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마테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도 해당 영상을 공유하면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피해자들을 성공적으로 찾아냈으며 진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의 신원도 확인됐으며 내부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경찰은 감찰조사국(IPID)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감찰조사국은 남아공 경찰의 비위 사건을 수사하는 독립 부서이며 문제의 경호원들도 경찰관 신분이다.

남아공 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불필요한 무력 사용을 혐오한다"며 "남아공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주요 요인을 경호하는 경찰 경호팀은 불필요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종종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며 다른 운전자들이 자신들 차량의 파란 경고등과 사이렌을 인식하지 못하고 비켜주지 않으면 무력을 행사해 '블루 라이트 여단'으로 불린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현지 eNCA 방송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군 훈련병으로 추정된다며 부통령 경호원들이 어떤 이유로 이들을 폭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