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주춤한 로봇株 지금 봐야하는 이유…"협동·물류로봇과 감속기 업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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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에 밀려 소외된 로봇株, 저가 매수 기회 분석
당장 눈에 띄는 성과 없지만…중장기적 매력 충분

협동과 물류로봇, 감속기 업종 주목할 때
로봇주 CB 발행 등 외부 자금 조달 잇따를 것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사진=한경 DB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사진=한경 DB
"로봇 관련주, 지금 비싸 보여도 안 사면 나중에 후회할 주식"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꾸준하게 언급되는 테마가 있다. 중장기적 성장이 명확한 로봇이다. 연초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한다는 소식과 함께 시장의 부각을 받았으나 상반기 들어 2차전지와 반도체 테마에 밀려 투자자들 관심에서 멀어진 섹터이다. 전문가들은 로봇 섹터가 중장기적 성향을 띈 테마라고 말한다. 단기적인 이익 추구보다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주당 3만원대에 거래되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연초 삼성전자의 투자 소식과 함께 지난 3월 장중 15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주도 테마에서 밀리면서 현재는 주당 9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3월 장중 고점 대비 36% 넘게 급락한 것이다.

실적 대비 주가 고평가?…그럼에도 저가 매수 기회로 본 이유

최근 로봇 테마를 두고 실적 대비 고평가됐다는 지적과 함께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초강세 속에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2차전지나 반도체 테마와 달리 실적 측면에서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

그렇다면 로봇 테마에 대한 투자를 멈춰야 할까, 전문가들은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향후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이 바로 로봇 시장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과 같은 사회 구조적 변화는 로봇 테마에겐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로봇 관련주를 찾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로봇 섹터를 세부적으로 살펴봤을 때 유망 업종으로 꼽히는 분야는 협동, 물류, 부품 등이다. 여기에 로봇 관련 배터리를 비롯해 센서, 반도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협동부터 물류, 감속기 업종 주목해야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로봇 테마에서도 서빙과 배달, 공장 등에서 주로 쓰이는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로봇 테마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협동로봇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것. 2032년 전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의 협동로봇의 비중이 기존 10% 수준에서 30%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대표적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뉴로메카가 협동로봇 관련주로 불린다.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두산로보틱스도 눈여겨볼 만한 협동로봇 종목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최근 2년간 매출액은 각각 370억원(2021년)과 450억원(2022년)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70%, 17.2%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두산로보틱스 기업가치로 1조원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로봇 섹터 내에서 저평가받는 물류로봇 분야도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나온다. 물류로봇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배경에는 산업용 로봇을 넘어 서비스용으로의 물류로봇 확장성이 뚜렷하단 분석에서다.

하나증권은 물류로봇 업종의 경우 협동과 부품 관련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 나아가 물류로봇에서 실질적인 수주가 시작될 경우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란 분석도 덧붙이기도 했다. 국내 대표 물류로봇 관련주로는 티로보틱스, 브이원텍 등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봇 부품 업종에선 감속기 관련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봇의 경우 사람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츄에이터를 필요로 하기에, 시장에선 액츄에이터 모듈에서 중요한 부품인 감속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구동이 고도화됨에 따라 관절 수가 증가, 이에 따른 감소기 부품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대할 것으로 본 것이다. 국내 대표 로봇 감속기 관련주로는 에스피지에스비비테크 등이 해당된다.

에스비비테크의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진공 로봇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회사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로봇의 핵심 부품인 '하모닉 감속기'를 양산하며 감속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에스비비테크는 감속기 생산 능력을 현재 1만2000대 수준에서 올해 5만 대, 2025년 20만 대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로봇주 CB 등 자금 조달 활발…옥석 가려질듯

로봇 테마 속한 상장사들도 주식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금융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 중견·중소 로봇기업으로서는 주가가 상승하는 시점이 주식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상승할 때 신주 발행에 나서야 조달하는 자금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실제로 뉴로메카는 전날 공시를 통해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첫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4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고 밝혔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이다. 뉴로메카에 유리한 조건이다. 이번 CB 발행에는 향후 뉴로메카의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판단한 대신-스카이워크신기술투자조합 등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갈수록 로봇 관련주에서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 CB나 BW 투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자 수익보단 향후 주식전환 청구를 통해 차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신주 발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술력과 자본력을 두루 갖춘 펀더멘탈이 든든한 옥석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 흥행 여부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가능성이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로봇 테마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두산로보틱스 등 추가 로봇 기업 상장과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 계획 공개에 따른 정책 모멘텀 등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로봇 테마는 단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보단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