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가 가시권에 들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위상 회복을 노리는 전경련이 4대 그룹의 합류로 재계 ‘맏형’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경련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혁신을 위한 정관 개정과 총회 소집 안건을 통과시켰다. 혁신안엔 전경련과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 통합안과 명칭 변경안이 포함됐다. 전경련의 새 이름은 ‘한국경제인협회’ 단일안으로 안건이 올라갔다.

전경련이 한경연을 통합하면 원칙적으로 4대 그룹은 다시 전경련의 회원사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삼성 등 4대 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한경연은 회원사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전경련과 한경연 합병안은 다음달 하순 열릴 예정인 총회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두 기관 통합은 전경련이 한경연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 5월 “한경연을 흡수 통합해 전경련을 한국경제인협회로 재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4대 그룹의 의사에 달려 있다. 한경연 회원사인 4대 그룹이 총회에서 전경련과 한경연의 통합에 반대하지 않으면 4대 그룹은 자연스럽게 전경련에 복귀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4대 그룹은 한경연 회원 자격으로 전경련과 한경연 합병 총회에 참여한다. 전경련은 혁신안을 마련하면서 김 회장 직무대행 취임 이후 4대 그룹 실무진과 지속적으로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복귀는 전경련 위상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4대 그룹은 2016년 K스포츠·미르재단 후원금 논란 등으로 전경련을 순차적으로 탈퇴했다.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전경련은 4대 그룹 탈퇴로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김 회장 직무대행이 수장을 맡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대통령실과 정부가 전경련을 기업들과의 대관 창구로 존중해주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전경련 행사에 잇따라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일,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전경련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으로 4대 그룹 가입이 확정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한경연 회원이 전경련 회원으로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4대 그룹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