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았다 뜨니 3억 올랐다” … 한국 ‘차세대 부촌’ 어디길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시, 성수전략정비구역 청사진 12년만에 발표
전용 84㎡ 최소 17억원 … 최고 70층 개발 기대감
신성연립·정안맨션6차 소규모 재건축까지 '들썩'
전문가 “서울숲에서 가까울수록 투자 가치 높아”
서울숲역에서 한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트리마제는 강북 내 대표적인 초고가 단지다. 바로 옆으로는 트리마제와는 180도 다른 풍경의 노후화된 저층 주거지가 53만㎡가량 펼쳐져 있다. 강남에 버금가는 주거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이곳이다. 이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까지 묶어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서울시는 지난달 말 정비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2011년 초안을 수립한 지 12년 만이다. 변경안은 기존안(42개 동, 8247가구)과 비교해 획지 면적은 약 5만㎡ 확대하고 순부담률은 약 10% 축소했다. 가구수는 기존 대비 9% 이상 늘려 사업성을 높이기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층수 제한 폐지다. 과거 규정했던 최고 50층 이하(평균 30층 이하) 기준을 폐지하고 ‘도시·건축 창의·혁신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상지 전체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했다.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건폐율·용적률 완화, 유연한 높이 계획을 적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최고 60~70층에 이르는 초고층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근 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각각 47층(157.1m), 49층(199.98m)으로 지어졌다. K공인 대표는 “전에는 14억원이면 전용 84㎡ 배정이 가능한 원빌라 등을 찾을 수 있었지만, 계획 발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일주일 새 수십건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재개발이 완료되면 시민들의 한강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서울시는 과거 정비계획안에서 강변북로 자체를 지하로 파서 새로 짓겠다는 구상을 버리고 그 위에 덮게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수변공원을 강변북로보다 높여 입체적으로 조성하고 단지와 연결된 새로운 석양 명소로 만들어진다.
성수동에서 가장 처음 유명세를 떨친 곳은 2011년 입주한 갤러리아포레다. 서울숲 도입부 안에 45층으로 지어진 단지다. 이어 2017년 한강변 초고층으로 들어선 트리마제가, 2021년 입주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근 인근 시세는 신축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이끌고 있다. 총 2개동, 180가구에 불과하지만 서울숲을 끼고 있고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과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했다. 전용 159㎡는 지난 4월 6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3월보다 5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9월 배우 전지현 씨가 남편과 공동명의로 130억원에 이 단지 펜트하우스(전용 164.5㎡)를 구입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기도 했다.
갤러리아포레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옆 부지로 부영도 49층 높이의 복합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숲 인근 삼표산업 레미콘 공장 부지도 본격적인 개발 논의에 착수했다. 성수공장의 부지 면적은 약 2만8000㎡로 축구장 4개를 합친 크기다.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해 있다. 서울숲과 연계해 시내를 대표할 랜드마크가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해당 부지에 고층 랜드마크 건립이 가능토록 용도를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2002년 총 580가구 규모로 지어진 강변건영은 현재 전용 84㎡가 16억대에서 19억원까지 나와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같은 면적 23층이 17억원에 거래됐다. 배우 남궁민이 거주하는 단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진타운은 1994년 지어진 총 278가구 규모 단지다. 최근 리모델링조합 설립을 완료했다. 이 단지 전용 59㎡는 최근 11억원 전후에 손바뀜되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면서 성수동 일대 재건축 사업도 활발히 진행된다. 1983년 준공된 동아아파트는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 연한을 훌쩍 넘긴 동아아파트는 390가구, 3개동, 전용 57~97㎡로 이뤄졌다. 전용 97㎡는 4월 18억원에 거래됐다.
장미아파트는 신탁 재건축이 마무리 수순이다. 이주를 완료하고 연내 착공을 준비중이다. 왕십리로 66-15일대 1만1084㎡를 대상으로 지하 3층~지상 20층, 3개동, 286가구가 새로 지어진다. 도시정비법이 아닌 ‘소규모 재건축’제도를 활용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각종 인허가 절차가 생략돼 속도가 빠른 게 이 사업의 경쟁력이다. 서울숲과 붙어있는 신성연립은 시공사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97가구에 불과한 소단지지만 매매가가 20억원 달할 정도로 주목받는다. 정안6차맨션은 신동아건설을 시공사로 소규모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신성연립도 시공사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숲과 1.6㎞가량 떨어져 입지 조건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성수동1·2가의 경우 땅값이 계속 올라 대로변은 3.3㎡당 2억원, 이면 지역 또한 1억5000만원 이상에 형성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대단지가 없어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성수동은 추후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강변북로 상부가 공원화로 40억~50억 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을 가장 추천하고 그 외에는 서울숲에서 가까운 단지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전용 84㎡ 최소 17억원 … 최고 70층 개발 기대감
신성연립·정안맨션6차 소규모 재건축까지 '들썩'
전문가 “서울숲에서 가까울수록 투자 가치 높아”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에서 내리면 나무가 우거진 풍경과 함께 위용을 뽐내는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초고층 주상복합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갤러리아포레다. 서울숲 반대편으로 방향을 틀면 5~10층 규모의 구축 아파트와 저층 주거지를 맞닥뜨리게 된다. 재건축 등을 통해 정비를 추진하는 200~300가구 언저리의 소규모 단지들이다. 골목을 따라 힙한 카페와 식당가를 지나 2호선 성수역으로 가다 보면 명품 브랜드 디올이 강남구 청담동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매장 디올성수를 마주하게 된다.성수동은 초고가 주상복합이 즐비한 한국의 ‘차세대 부촌’과 ‘MZ의 성지’, ‘한국의 브루클린’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있다. 서울숲역에서 성수역을 잇는 1㎞ 거리를 걷다 보면 이 같은 수식어를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다. 서울숲 인근과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상업 개발이 주를 이뤘던 성수동에서 한강변 개발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가 12년간 멈춰있던 ‘재개발 대어’ 성수전략정비구역에 대한 초고층 청사진을 제시하면서다. 각종 호재가 이어지면서 재건축 등을 추진하는 소규모 단지들에도 적지 않은 웃돈이 붓고 있다.
‘그레이트 한강’ 수혜 … 60~70층 재개발되나
“정비계획 변경안 발표로 하루 사이에 3억원이 올랐다. 17억원 이하로는 제대로 된 매물을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성수동 K공인 대표)서울숲역에서 한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트리마제는 강북 내 대표적인 초고가 단지다. 바로 옆으로는 트리마제와는 180도 다른 풍경의 노후화된 저층 주거지가 53만㎡가량 펼쳐져 있다. 강남에 버금가는 주거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이곳이다. 이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까지 묶어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서울시는 지난달 말 정비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2011년 초안을 수립한 지 12년 만이다. 변경안은 기존안(42개 동, 8247가구)과 비교해 획지 면적은 약 5만㎡ 확대하고 순부담률은 약 10% 축소했다. 가구수는 기존 대비 9% 이상 늘려 사업성을 높이기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층수 제한 폐지다. 과거 규정했던 최고 50층 이하(평균 30층 이하) 기준을 폐지하고 ‘도시·건축 창의·혁신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상지 전체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했다.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건폐율·용적률 완화, 유연한 높이 계획을 적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최고 60~70층에 이르는 초고층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근 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각각 47층(157.1m), 49층(199.98m)으로 지어졌다. K공인 대표는 “전에는 14억원이면 전용 84㎡ 배정이 가능한 원빌라 등을 찾을 수 있었지만, 계획 발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일주일 새 수십건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재개발이 완료되면 시민들의 한강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서울시는 과거 정비계획안에서 강변북로 자체를 지하로 파서 새로 짓겠다는 구상을 버리고 그 위에 덮게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수변공원을 강변북로보다 높여 입체적으로 조성하고 단지와 연결된 새로운 석양 명소로 만들어진다.
달라지는 성수동 초고층 스카이라인
성수전략정비구역이 50층을 웃도는 초고층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대 스카이라인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성수동에서 가장 처음 유명세를 떨친 곳은 2011년 입주한 갤러리아포레다. 서울숲 도입부 안에 45층으로 지어진 단지다. 이어 2017년 한강변 초고층으로 들어선 트리마제가, 2021년 입주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근 인근 시세는 신축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이끌고 있다. 총 2개동, 180가구에 불과하지만 서울숲을 끼고 있고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과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했다. 전용 159㎡는 지난 4월 6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3월보다 5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9월 배우 전지현 씨가 남편과 공동명의로 130억원에 이 단지 펜트하우스(전용 164.5㎡)를 구입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기도 했다.
갤러리아포레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옆 부지로 부영도 49층 높이의 복합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숲 인근 삼표산업 레미콘 공장 부지도 본격적인 개발 논의에 착수했다. 성수공장의 부지 면적은 약 2만8000㎡로 축구장 4개를 합친 크기다.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해 있다. 서울숲과 연계해 시내를 대표할 랜드마크가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해당 부지에 고층 랜드마크 건립이 가능토록 용도를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소규모 재건축 투자해볼까
성수동 일대엔 3.3㎡당 1억원을 호가하는 ‘넘사벽’ 아파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리마제 뒤편으로 강변건영 한진타운 대림 장미 동아 아파트가 늘어서 있다. 성수동 땅값이 상승하고 각종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이 같은 준구축 단지들도 인기다.2002년 총 580가구 규모로 지어진 강변건영은 현재 전용 84㎡가 16억대에서 19억원까지 나와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같은 면적 23층이 17억원에 거래됐다. 배우 남궁민이 거주하는 단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진타운은 1994년 지어진 총 278가구 규모 단지다. 최근 리모델링조합 설립을 완료했다. 이 단지 전용 59㎡는 최근 11억원 전후에 손바뀜되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면서 성수동 일대 재건축 사업도 활발히 진행된다. 1983년 준공된 동아아파트는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 연한을 훌쩍 넘긴 동아아파트는 390가구, 3개동, 전용 57~97㎡로 이뤄졌다. 전용 97㎡는 4월 18억원에 거래됐다.
장미아파트는 신탁 재건축이 마무리 수순이다. 이주를 완료하고 연내 착공을 준비중이다. 왕십리로 66-15일대 1만1084㎡를 대상으로 지하 3층~지상 20층, 3개동, 286가구가 새로 지어진다. 도시정비법이 아닌 ‘소규모 재건축’제도를 활용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각종 인허가 절차가 생략돼 속도가 빠른 게 이 사업의 경쟁력이다. 서울숲과 붙어있는 신성연립은 시공사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97가구에 불과한 소단지지만 매매가가 20억원 달할 정도로 주목받는다. 정안6차맨션은 신동아건설을 시공사로 소규모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신성연립도 시공사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숲과 1.6㎞가량 떨어져 입지 조건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성수동1·2가의 경우 땅값이 계속 올라 대로변은 3.3㎡당 2억원, 이면 지역 또한 1억5000만원 이상에 형성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대단지가 없어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성수동은 추후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강변북로 상부가 공원화로 40억~50억 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을 가장 추천하고 그 외에는 서울숲에서 가까운 단지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