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붓질에 헤엄치는 물고기…화폭에 생명력 담는 임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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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의 탐나는 요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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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작가는 흰색 장지(종이의 일종)에 시원한 푸른 획을 그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푸른 획 속에 헤엄치는 물고기가 있다. 진한 파란색 붓질은 생명의 원천인 물을, 펄떡이는 물고기는 강한 힘과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임 작가는 "한 번의 제대로 된 붓질 자국을 얻기까지 시행착오를 여러 번 거치고 고민도 많이 한다"며 "붓을 들기 전 빈 화폭을 보면서 어떻게 그릴지 구상하는 시간도 길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도 부지런히 구상한다. 그는 푸른 획과 물고기를 그린 기존 작품에 분홍색 진주, 메모장, 꽃 등 소품을 드로잉한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소품은 짙은 푸른색으로 가득찬 화폭에서 눈길을 잡아끄는 포인트가 된다. 또 장지가 아닌 천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두껍게 올려 물고기를 그린 작품도 있다. 투박한 마티에르(입체감)를 통해 물고기의 생명력을 고조시킨 작품이다.

임 작가는 "짙은 파란색이 생명력으로 가득찬 느낌을 준다면 녹색은 평화롭고 풍요로운 느낌을 준다"며 "누구나 갖고 있는 자기만의 세계, 즉 각자의 '섬'에서 평화를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