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던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동남아시아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젊은 층이 많아 모바일 쇼핑 매출이 큰 동남아로 눈을 돌려 수익을 다각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틱톡의 월간 사용자 수는 1억명을 넘는다. 사용 시간도 매일 평균 100분 이상으로 긴 편이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크다. 청년 인구가 많은 만큼 모바일에 익숙하고 틱톡 특유의 숏폼 콘텐츠를 선호한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부문 사업인 틱톡샵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시작했다. 틱톡의 유명 인플루언서나 채널과 브랜드가 협업해 제품을 판매하고, 틱톡은 수수료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틱톡은 중국 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중 젊은 인구 비율이 높은 인도네시아를 주목했다. 갓 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까지 수백 명의 라이브 스트리머(진행자)들을 모아 여러 상품들을 판매했다. 이후 스트리머들과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대행사가 생겼고, 이들이 틱톡용 스튜디오 등 방송 환경을 개선하며 인기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틱톡샵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전 세계 틱톡샵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틱톡의 e커머스 쇼핑 부문 매출이 50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말 쇼우 지 츄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네시아에 향후 5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나오자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동남아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 정부와 의회는 틱톡이 중국 정부에 자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넘길 수 있다고 지적하며 틱톡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안보를 이유로 틱톡 규제에 나섰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