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 사진=한경DB
(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 사진=한경DB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적진' 트위터 계정에 11년 만에 등판해 '넌 뭐야'라고 따지는 뜻으로 통용되는 이른바 '가짜 스파이더맨' 밈을 올렸다. 저커버그의 이러한 '도발'로 실제로 두사람이 격투기장에서 맞붙는 '현피'를 뜨자고 말싸움을 벌인 데 재차 불씨가 붙게 됐다.

저커버그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똑같은 복장을 한 스파이더맨 두 명이 정면으로 마주쳐 서로 삿대질하는 그림을 게시했다. 이는 저커버그가 트위터 대항마로 야심작 '스레드'(Threads)를 출시한 지 몇시간 만에 올린 것이자 2012년 1월 트위터 계정을 사실상 중단한 이래 처음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1967년 나온 스파이더맨 만화 '이중 정체'(Double Identity)의 한 장면으로, 스파이더맨 행세를 하던 악당과 진짜 스파이더맨이 마주친 순간을 따온 것이어서 통상 상대방의 정체가 뭔지 따지고 들려는 뜻으로 통용된다.
사진=저커버그 트위터 캡처
사진=저커버그 트위터 캡처
저커버그가 이처럼 머스크 본진인 트위터에 돌연 등장해 누군가를 놀리는 듯한 밈을 올린 데 대해 SNS에서는 머스크를 겨냥한 도발이라는 해석이 대세다. 저커버그는 이날 스레드 출시 4시간 만에 500만명이 가입했다고 스레드 계정을 통해 밝힌 데 이어 다시 7시간 만에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중계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 소문은 SNS 설전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21일 스레드 출시를 앞두고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고 비꼬는 반응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는 누군가의 댓글이 붙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위치 보내라"며 한판 붙을 장소를 정하라고 했고, 머스크가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하면서 '세기의 대결'이 성사되면 1열에서 관람하겠다는 댓글까지 속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