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10년 만에 대규모 시설투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군함 건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선다. 이 회사가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2015년 이후 10여 년 만이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뒤 투자를 늘려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발표했다. 기존엔 일부 공정만 실내에서 했지만, 이 공장을 지으면 건물 안에서 모두 제조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구체적 투자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총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내 공장은 조명을 밝힐 수 있어 야간 작업이 가능하다. 우천·태풍 등 기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선체와 탑재 장비 오염도가 낮아져 품질도 높아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공장에는 300t 규모의 크레인 두 기가 들어선다. 옥내 크레인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블록 대형화 공법으로 제조할 수 있어 공정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군함 전용 다목적 조립공장도 신축한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자동화된 조립 공정을 추가하고, 선체 변형을 최소화하는 박판 전문설비도 적용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울산급 호위함(FFX Batch-III·사진) 5·6번함을 수주해 이 공장에서 건조한다는 목표다. HD현대중공업, HJ중공업 등도 뛰어든 8300억원 규모의 울산급 호위함 입찰 결과는 이달 중순께 공개된다. 한화오션이 출범한 뒤 처음 펼쳐지는 군함 수주전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