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의 콘텐츠 비하인드] 아기공룡 둘리·뽀로로 … ‘돈’ 되는 애니메이션 IP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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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슬램덩크, 슈퍼마리오, 스파이더맨.’
올해 극장에서 우리나라 관객의 사랑을 받은 외국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방학이 되면 ‘신비아파트’나 ‘뽀로로’ 같은 우리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겠지만 유아동 관객을 대상으로 해서는 흥행이 제한적일 것이다. 외국과 한국 애니메이션을 비교해 보면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우선 목표로 하는 관객이 다르다. 450만 관객을 훌쩍 넘긴 ‘슬램덩크’는 추억을 송환했던 40대는 물론 만화를 읽지 않은 10~20대를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슈퍼마리오’나 ‘스파이더맨’ 또한 30~40대 관객이 적지 않았다. 이렇듯 관객은 콘텐츠만 좋다면 장르와 관계없이 관람할 준비가 돼 있는데 우리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유아동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듯해 아쉬움이 크다.
최근 콘텐츠의 흥행으로 팬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성공에는 ‘너의 이름은’ 등 전작부터 쌓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한 팬덤이 큰 역할을 했다. ‘스파이더맨’ 흥행 뒤에도 원작 만화와 캐릭터의 팬덤이 있었다. 많은 우리 웹툰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웹툰의 인기는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팬덤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렇듯 웹툰의 팬덤이라는 토대가 축적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는 애니메이션이 많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깝다. 오랜 기간 애니메이션은 TV 채널을 통해 유통돼 왔다. 그러나 이제 시청자들은 방영 시간을 기다리며 시청하지 않는다. ‘본 디지털 세대’인 어린이들의 시청 행태 변화는 더 빠르고 가파르다. 애니메이션 채널의 시청자는 세계적으로 크게 감소해 불과 몇 년 사이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 대신 소비자들은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글로벌 미디어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시청한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시청자의 변화, 팬덤과 글로벌 미디어 활용 등 트렌드에 뒤처진 것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린 탓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TV 채널에 방송한 뒤에 완구를 팔아 돈을 버는 수익모델은 강력했지만 경직됐기에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른 장르로의 전환과 글로벌화가 용이하고, 팬덤을 기반으로 장기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에 가장 적합한 장르이기에 부흥의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
만화는 물론 게임이나 영화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일한 스토리를 복제하기보다 애니메이션에 알맞은 이야기나 영상을 제작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팬덤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그래픽으로 거의 모든 것을 실제처럼 구현해낼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의 표현력은 무한해 상상을 시각화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애니메이션은 문화적 차이에 따른 거부감이 적어 글로벌화가 쉽다. K드라마와 K팝이 각광받는 지금이 K애니메이션의 글로벌화를 위한 적기다. 트랜스미디어, 글로벌화, 소비 연령 확대 등에 따라 수익모델도 어린이용 완구를 탈피해 다양해지고 있다. 더구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늙지도 아프지도 않기 때문에 오랜 기간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도 얼마 전까지 위기라는 걱정이 컸으나 좋은 작품들이 성공하며 우려를 해소했다. ‘뽀로로’ ‘아기상어’에 이어 글로벌 유튜브 구독자를 매혹하는 물범 ‘씰룩’, 10주년을 맞은 ‘신비아파트’, K드라마를 확장한 ‘구미호뎐’, K웹툰의 팬덤을 등에 업은 ‘전지적 독자 시점’ 등 새로운 우리 애니메이션이 성공해 애니메이션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기를 응원한다.
CJ ENM IP 개발센터장
올해 극장에서 우리나라 관객의 사랑을 받은 외국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방학이 되면 ‘신비아파트’나 ‘뽀로로’ 같은 우리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겠지만 유아동 관객을 대상으로 해서는 흥행이 제한적일 것이다. 외국과 한국 애니메이션을 비교해 보면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우선 목표로 하는 관객이 다르다. 450만 관객을 훌쩍 넘긴 ‘슬램덩크’는 추억을 송환했던 40대는 물론 만화를 읽지 않은 10~20대를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슈퍼마리오’나 ‘스파이더맨’ 또한 30~40대 관객이 적지 않았다. 이렇듯 관객은 콘텐츠만 좋다면 장르와 관계없이 관람할 준비가 돼 있는데 우리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유아동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듯해 아쉬움이 크다.
최근 콘텐츠의 흥행으로 팬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성공에는 ‘너의 이름은’ 등 전작부터 쌓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한 팬덤이 큰 역할을 했다. ‘스파이더맨’ 흥행 뒤에도 원작 만화와 캐릭터의 팬덤이 있었다. 많은 우리 웹툰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웹툰의 인기는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팬덤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렇듯 웹툰의 팬덤이라는 토대가 축적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는 애니메이션이 많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깝다. 오랜 기간 애니메이션은 TV 채널을 통해 유통돼 왔다. 그러나 이제 시청자들은 방영 시간을 기다리며 시청하지 않는다. ‘본 디지털 세대’인 어린이들의 시청 행태 변화는 더 빠르고 가파르다. 애니메이션 채널의 시청자는 세계적으로 크게 감소해 불과 몇 년 사이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 대신 소비자들은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글로벌 미디어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시청한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시청자의 변화, 팬덤과 글로벌 미디어 활용 등 트렌드에 뒤처진 것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린 탓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TV 채널에 방송한 뒤에 완구를 팔아 돈을 버는 수익모델은 강력했지만 경직됐기에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른 장르로의 전환과 글로벌화가 용이하고, 팬덤을 기반으로 장기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에 가장 적합한 장르이기에 부흥의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
만화는 물론 게임이나 영화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일한 스토리를 복제하기보다 애니메이션에 알맞은 이야기나 영상을 제작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팬덤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그래픽으로 거의 모든 것을 실제처럼 구현해낼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의 표현력은 무한해 상상을 시각화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애니메이션은 문화적 차이에 따른 거부감이 적어 글로벌화가 쉽다. K드라마와 K팝이 각광받는 지금이 K애니메이션의 글로벌화를 위한 적기다. 트랜스미디어, 글로벌화, 소비 연령 확대 등에 따라 수익모델도 어린이용 완구를 탈피해 다양해지고 있다. 더구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늙지도 아프지도 않기 때문에 오랜 기간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도 얼마 전까지 위기라는 걱정이 컸으나 좋은 작품들이 성공하며 우려를 해소했다. ‘뽀로로’ ‘아기상어’에 이어 글로벌 유튜브 구독자를 매혹하는 물범 ‘씰룩’, 10주년을 맞은 ‘신비아파트’, K드라마를 확장한 ‘구미호뎐’, K웹툰의 팬덤을 등에 업은 ‘전지적 독자 시점’ 등 새로운 우리 애니메이션이 성공해 애니메이션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기를 응원한다.
CJ ENM IP 개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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