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40주년을 맞은 도쿄디즈니랜드가 연간 입장객을 줄이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쿄디즈니랜드 운영사 오리엔탈랜드컴퍼니(OLC)는 6일 중기 경영계획에서 2024년 입장객 목표를 2600만 명으로 제시했다. 2018년 기록한 3256만 명보다 20% 적은 수치다. 입장객 목표를 스스로 낮춘 이유는 놀이기구를 기다리는 데 대한 고객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해서다.

2015년 이전까지 일본생산성본부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도쿄디즈니랜드는 80점대 중반을 유지했다. 입장객 급증으로 인기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 서는 시간이 2시간까지 늘면서 2017년에는 만족도가 77점으로 하락했다.

2020~2021년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하루 입장객을 5000~1만 명으로 제한했더니 고객 만족도가 84점으로 개선됐다.

입장객은 급감했지만 2022년 객단가는 1만5759엔(약 14만2800원)으로 코로나19 전보다 40% 높아졌다. 덜 붐비면 입장객의 소비가 늘어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음이 실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도쿄디즈니랜드는 2021년 10월부터 요일에 따라 자유이용권 가격을 7900엔부터 9400엔까지 4단계로 차등화하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했다. 작년 5월부터는 유료 놀이기구 예약 서비스도 시작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의 시(時)성비(시간 대비 성능) 중시 트렌드가 테마파크의 전통적인 경영전략을 바꿔놨다”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