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염처리수 투쟁 재미 못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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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를 둘러싸고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해 퍽 난감한 모양새다. '오염수 괴담'이 이미 대여투쟁 도구로서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만둘 명분을 찾지도 못해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투쟁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국민의 안전'을 빌미로 투쟁을 시작한 만큼 뚜렷한 명분 없이 투쟁을 그만둘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투쟁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기점으로 이미 크게 힘을 잃었다. 민주당은 IAEA 보고서의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IAEA와 대놓고 싸우는 나라는 세계에서 북한과 이란뿐'이라는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반격에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1박 2일로 연 '후쿠시마 핵오염수 반대 비상행동' 역시 필사적 투쟁이라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 이날 오후 시작된 비상행동은 '의원 전원'이 참여한다는 민주당의 공지와 달리 167명의 의원 중 약 40명이 불참했다.
'릴레이 필리버스터' 시작 이후에는 몇 시간 만에 다수의 의원이 농성장을 떠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남아 있는 의원들 역시 연단에서 등을 돌리고 잡담하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책을 읽거나, 아예 잠을 청하는 의원도 다수 눈에 띄었다. 결국 '1박 2일' 농성을 공지했던 민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는 이날 자정께 '야간 농성'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러한 민주당의 농성에 대해 "가짜뉴스가 남발한 가운데 적지 않은 의원들이 자리를 비웠고 무제한 발언은 자정 무렵 중단됐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일부 민주당 소장파들 사이에서는 오염처리수 관련 대여 투쟁에 당력을 집중하는 게 맞느냐는 회의론이 솔솔 나온다. '오염수 괴담'으로 인한 반사 이익이 전혀 없고, 대여 투쟁 집중으로 인해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희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게 주요 이유다.
반면, '선동을 그만두라'며 연일 강도 높게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도 '나쁜 것 없다'는 입장이다.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의 영향에 대한 민주당발 '괴담'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광우병이나 사드 때와는 다르게 이번 후쿠시마 처리수 사태는 정부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조사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8%로 지난해 6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5주차와 4주차 때의 긍정평가(36%)에 비해 2%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는 과거 광우병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전자파 논란 때의 지지율 흐름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지난 2008년 광우병 괴담 사태 당시, 한국 갤럽이 조사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52%에서 취임 100일 만에 21%로 폭락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역시 전자파 논란으로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었었다. 당시 박 정부의 지지율은 1분기 40%에서 3분기 32%로 8%포인트 빠졌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금 외나무 다리 위에 선 것 같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 아니냐"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면 손해를 보는 건 우리가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투쟁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국민의 안전'을 빌미로 투쟁을 시작한 만큼 뚜렷한 명분 없이 투쟁을 그만둘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투쟁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기점으로 이미 크게 힘을 잃었다. 민주당은 IAEA 보고서의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IAEA와 대놓고 싸우는 나라는 세계에서 북한과 이란뿐'이라는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반격에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1박 2일로 연 '후쿠시마 핵오염수 반대 비상행동' 역시 필사적 투쟁이라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 이날 오후 시작된 비상행동은 '의원 전원'이 참여한다는 민주당의 공지와 달리 167명의 의원 중 약 40명이 불참했다.
'릴레이 필리버스터' 시작 이후에는 몇 시간 만에 다수의 의원이 농성장을 떠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남아 있는 의원들 역시 연단에서 등을 돌리고 잡담하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책을 읽거나, 아예 잠을 청하는 의원도 다수 눈에 띄었다. 결국 '1박 2일' 농성을 공지했던 민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는 이날 자정께 '야간 농성'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러한 민주당의 농성에 대해 "가짜뉴스가 남발한 가운데 적지 않은 의원들이 자리를 비웠고 무제한 발언은 자정 무렵 중단됐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일부 민주당 소장파들 사이에서는 오염처리수 관련 대여 투쟁에 당력을 집중하는 게 맞느냐는 회의론이 솔솔 나온다. '오염수 괴담'으로 인한 반사 이익이 전혀 없고, 대여 투쟁 집중으로 인해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희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게 주요 이유다.
반면, '선동을 그만두라'며 연일 강도 높게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는 국민의힘도 '나쁜 것 없다'는 입장이다.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의 영향에 대한 민주당발 '괴담'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광우병이나 사드 때와는 다르게 이번 후쿠시마 처리수 사태는 정부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조사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8%로 지난해 6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5주차와 4주차 때의 긍정평가(36%)에 비해 2%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는 과거 광우병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전자파 논란 때의 지지율 흐름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지난 2008년 광우병 괴담 사태 당시, 한국 갤럽이 조사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52%에서 취임 100일 만에 21%로 폭락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역시 전자파 논란으로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었었다. 당시 박 정부의 지지율은 1분기 40%에서 3분기 32%로 8%포인트 빠졌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금 외나무 다리 위에 선 것 같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 아니냐"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면 손해를 보는 건 우리가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