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잃고 얻은 목소리… 헨델은 카스트라토를 추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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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경재의 사운드 오브 오페라
!['남성' 잃고 얻은 목소리… 헨델은 카스트라토를 추앙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75766.1.jpg)
▲영화 '파리넬리(1994)'의 한 장면
1500년대 당시 교회음악의 중심지였던 로마에서는, 대외적으로 전파되지는 않았지만, 카스트라토(Castrato)라는 가수들이 왕왕 성가대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카스트라토란 소프라노 가수의 음역대까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남성 가수를 일컫는 말이다.…
변성기가 오기 전 8~12세 소년들을 거세, 즉 정소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여 청소년기를 겪은 후 남성적으로 깊어지는 소리 발달을 막고 어린 시절에 낼 수 있는 높은 음역을 보전하여 높은 소리로 노래를 할 수 있게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카스트라토의 등장은 17세기 바로크 오페라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더욱 괄목할 일이 되었다. 보다 아름다운 카스트라토들의 노래가 공공의 무대에서 선보였을 때 대중들은 열광하고 적극적 반응들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달랐지만, 호르몬의 영향으로 동안을 유지하고 수염 없이 깨끗한 피부를 보여 주었고, 어떤 가수들은 어린이처럼 성장판이 계속 열려 있어 뼈의 성장이 지속되며 긴 팔과 다리와 함께, 2m에 가까운 키를 보여주기도 했다. 게다가 지구력이 뛰어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데에도 능했다.
!['남성' 잃고 얻은 목소리… 헨델은 카스트라토를 추앙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11688.1.jpg)
카스트라토를 마치 다른 종족처럼 대하고 있는 듯한 태도는 경외감에 가깝다. 자연스럽게 바로크 시대의 작곡자들은 스타 카스트라토들을 주역으로 한 작품을 작곡하게 되는데, 우리가 바로크 시대의 거장으로 기억하고 있는 헨델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줄리오 체사레(Giulio Cesare)’, ‘세르세(Xerse)’, ‘알레산드로(Alessandro)’ 등 헨델의 많은 오페라 작품들이 카스트라토를 위해 작곡되었다. 그중 헨델을 유명 오페라 작곡가로 올려놓은 작품은 ‘울게 하소서(Lascia Ch’i pianga)’라는 아리아로 유명한 ‘리날도(Rinaldo)’였다.
!['남성' 잃고 얻은 목소리… 헨델은 카스트라토를 추앙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11689.1.jpg)
인간의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이 만들어낸 독특한 가수의 지위는 사회적, 윤리적 이슈로 역사에만 존재하지만, 현대에 와서 작품이 재발견되고, 메조소프라노나 카운터 테너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관객들의 사랑과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