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노랑풍선, 알고보면 日여행 수혜주…주가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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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등 메자닌 발행에 울고 웃는 노랑풍선

오버행 우려에 주가 주춤…발행한도 상향에 긍정적 평가
한·일관계 개선, 장기적으로 실적에 긍정적…1분기 영업익 흑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피해주이자 리오프닝(경제 재개) 수혜주로 꼽히는 노랑풍선의 주가가 좀처럼 상승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이란 전망에도 호재성 이슈가 주가에 반영되질 않고 있죠.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노랑풍선은 항공주, 면세점주와 더불어 여행 수요 회복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았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최근 노랑풍선의 사업 현황과 재무구조를 살펴봤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노랑풍선 주가는 올 들어 8%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연초 장중 97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는 주당 6930원에 거래되고 있죠. 코로나 확산 직전이 2019년 말 주가(1만5450원)와 비교했을 땐 55%가량 급락한 수준입니다.

4년간 적자 끝에 1분기 영업익 흑자…주가는 하락세

그렇다면 이 기간 실적은 어떨까요, 2019년 연결 기준 768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코로나 확산이 한창이던 2021년에 29억원까지 쪼그라듭니다. 당시 영업손실만 147억원에 달했죠. 사실 노랑풍선은 고전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부터 시작됐습니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928억원, 35억원으로 나타났죠.

하지만 2019년 3분기부터 일본 여행상품 불매 여파에 실적이 주춤하더니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됩니다. 노랑풍선은 현재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2021년에는 별도기준 매출이 코스닥 상장기업 기준(30억원)에 미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작년 210억원(별도 기준)의 매출액을 달성, 올해 관리종목에서는 벗어났죠.
[마켓PRO] 노랑풍선, 알고보면 日여행 수혜주…주가는 왜?
4년간 적자 등 우여곡절 끝에 노랑풍선은 올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4배 늘어난 237억원으로 집계됐죠.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흑자(17억원)로 돌아서게 됩니다. 또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대리점영업팀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대리점을 70곳까지 확장해 여행시장의 중장년층 수요도 흡수해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웠죠.

주가가 부진한 배경을 두고선 코로나 당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했던 무이자 조건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발목을 잡고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노랑풍선은 2021년 3월 CB와 BW를 통해 총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당시 주당 2만4616원이던 전환가액은 현재 7366원까지 조정됐죠. 1분기 말 기준 CB와 BW 잔액은 각각 44억원, 30억원입니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쪽으로 해외여행 트렌드가 바뀌면서 패키지 여행 상품을 주로 파는 대형 여행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노랑풍선, 여행업종 최선호주로 불리는 이유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노랑풍선을 여행주 중 최선호주라고 말합니다. 향후 노랑풍선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란 이유에서죠.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노랑풍선 실적이 타 경쟁사보다 회복이 빠를 것"이라면서 "기존 발행된 CB와 BW 잔액도 줄고 있고,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 향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여행시장의 회복이 가시화되자 노랑풍선은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랑풍선은 지난 3월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기존 3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동안 안정성에 무게를 둔 재무전략과는 다른 모습이죠.
[마켓PRO] 노랑풍선, 알고보면 日여행 수혜주…주가는 왜?
여기에 CB 발행의 목적을 기존 긴급한 자금조달을 비롯해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에 이어 구체적으로 연구개발, 생산판매, 자본제휴, 시설투자, 인수합병까지 포함했습니다. 시장에선 마케팅 등 여행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통상 CB와 BW의 경우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의 이유로 주가에 독이 될 수 있으나, 회사 입장에선 재무적 부담 없이 자금을 끌어오는 방법이죠. 주식 전환을 유도할 경우 빌린 자금을 상환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가 부양에 자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알고 보면 日여행 수혜주

최근 한일 관계가 개선된 것도 노랑풍선엔 '호재'입니다. 노랑풍선은 2018년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현지법인(YBJ)을 설립한 바 있죠. 현지 법인과 직접 거래해 원가 경쟁력을 높은 여행 상품 출시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엔저(低) 여파로 원거리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일본인들이 한국을 찾는 것도 노랑풍선엔 긍정적 요소입니다. 현지법인을 통해 일본 관광객을 모객하는 인바운드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 실제로 일본여행사인 HIS의 여행예약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여름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는 서울로 나타났습니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리오프닝을 맞은 여행업계가 현재 동일한 출발선상에 놓여있는 만큼, 투자금을 빠르게 유치해 움직이는 것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이라며 "시장에서도 이번 노랑풍선의 CB발행 한도 상향 조정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