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해양포럼서 전문가들 다양한 시각·해석 제시
인문학으로 본 동아시아 해양…"평화와 공동이익 추구해야"
"아시아의 해양세계, 특히 인도양과 동남아시아의 바다는 항상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아왔고 이를 나름의 방식으로 수용하고 적응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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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회 인천국제해양포럼 해양인문학 세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글로벌 해양사의 관점에서 조명한 동아시아 해양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김종호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동남아를 거쳐 중국 동남부에 이르는 일련의 해상 무역로는 수천년간 다양한 거대 문명이 거쳐 간 지역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인도 문명의 힌두교와 불교가 이 지역 문명의 핵심이 되기도 하고 이후 이슬람 세력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6세기 아시아의 바다에 유럽인들이 출몰하기 시작한 이후 그 역할과 영향력의 정도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전 시기의 도전과는 다른 방식의 중요한 변화와 전환점을 수반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변화가 산업혁명 이후 유럽이 제국주의와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더욱 극적인 방향으로 이뤄졌다"며 "특히 아시아 해양세계가 수백 년 동안 형성해 온 제도와 과학기술 등 시스템에 중대한 전환점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인문학으로 본 동아시아 해양…"평화와 공동이익 추구해야"
주경철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는 "인도양과 동아시아 해양은 1000년경부터 유라시아의 중심 무대였다"면서 "오늘날 얘기하는 세계화는 무(無)에서 나온 게 아니라 아시아의 바다에서 탄생했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진한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21세기 동아시아 해양은 일본에 이어 한국, 중국, 베트남 등의 경제 발전으로 해상 무역이 급증하고 글로벌 경제 중심도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근 동아시아 해양은 육지보다도 갈등이 심한 지역이 되고 있다"며 일본과 러시아의 사할린 섬, 한국과 일본의 독도,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중국·베트남·필리핀의 남사군도 분쟁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는 바다를 독점하려는 서양적 사고와 관련 있다고 본다"며 "영토의 개념을 바다에 적용하지 말고 인류 공유의 자원이자 지역 간 교류의 통로로 여기는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