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선보인 인공지능(AI) 서비스 앱 에이닷을 싹 뜯어고쳤다. 이용자별 취향에 맞는 콘텐츠와 함께 말을 하는 챗봇을 내세워 ‘친구 같은 AI’를 구현했다. 채팅으로 구동하는 업무 도구에 가까웠던 기존 서비스와 차별을 꾀한 것이다.

○콘텐츠로 대문 장식한 AI 서비스

"취향 맞는 챗봇 골라서 쓴다"…에이닷앱 싹 뜯어고친 SKT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에이닷을 새로 단장했다. 기존 앱은 메인 화면에 캐릭터가 나타나 고객과 대화하는 방식이었다. 개편된 앱의 방점은 콘텐츠에 있다. 음악 추천과 영어 학습, 뉴스, 식당 추천, 운세,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한 화면에 담겨 있다. 콘텐츠가 다양하다 보니 이 중 하나 정도는 이용자 맘에 들기 마련이다. 겉만 봐선 AI 앱보다 콘텐츠 플랫폼에 가깝다.

업계에선 에이닷의 튀는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기존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는 다양한 콘텐츠를 내세우기보다 AI 챗봇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장착한 빙이나 구글의 바드는 채팅에 집중하는 쪽으로 화면을 단순화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용자가 쉽고 친근하게 AI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창구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닷은 챗봇 서비스도 세 가지 내놨다. 취향에 맞는 챗봇을 쓰면 된다. 지식을 담당하는 챗봇은 챗T다. SK텔레콤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챗GPT 모델이 결합한 챗봇이다. 모기에 덜 물리는 법과 같은 생활 정보를 알려주거나 “아이스커피를 주제로 랩 가사를 만들어줘”와 같은 요청에 가사를 써주는 식이다. 또 다른 챗봇 서비스인 큐피드를 이용하면 채팅창이 아니라 게시글 형태로 AI 답변을 받아볼 수 있다.

○사진 속 그림자도 5초면 삭제

마음을 채워 주는 AI 챗봇도 있다. 에이닷프렌즈는 웹툰 그림체로 된 가상의 인격체 세 명과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다. 이들 세 명은 열정적인 취업준비생, 직설적이고 당돌한 친구, 다정다감한 친구라는 각각의 콘셉트에 맞춰 이용자와 대화를 나눈다. 음성으로 대화하는 방식이어서 친구와 통화하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에이닷은 AI를 이용한 사진 편집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사진 촬영에 익숙한 젊은 층이 친숙하게 느낄 만한 기능이다. 에이닷을 이용하면 사진에서 없애고 싶은 피사체를 간편하게 지울 수 있다. 사람은 물론 그림자도 5초면 삭제된다. 피사체의 수평을 맞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진 속 표정도 바꿀 수 있다. 보정 결과물은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실제 찍은 사진으로 보일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다른 앱이라면 유료로 쓸 만한 기능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챗T는 종종 부정확한 답변을 내놓는다.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에서 활동하는 김민재 선수가 프랑스에서 뛰고 있다고 잘못 말하는 식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