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RCPS는 투자자 선택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 채권처럼 원리금을 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다.

올 상반기 상장 기업의 RCPS 발행액은 총 3947억원으로 전년 동기(2412억원) 대비 63.6% 늘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 3682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하반기에 발행될 물량까지 합치면 올해 연간 발행액이 전년 대비 두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RCPS는 통상 발행일로부터 약 1년 뒤에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된다. 상반기 발행된 10건 중 9건의 전환청구기간이 내년 3~7월에 몰려 있다.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하면 신주 물량 부담이 커져 주가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RCPS는 전환사채(CB)와 비슷하지만 우선적(약속한 최저배당률에 따라 우선주에 먼저 배당한 뒤 나머지를 보통주에 배당), 누적적(경영 성과가 나빠 약속한 배당을 다 못하면 다음 결산기 때 마저 지급)으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영업 성과가 안 좋아도 일정액 이상 꼭 배당해야 하는 게 보통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급등하며 유동성이 쪼들리자 기업들이 불리한 조건에도 RCPS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