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신약이 정식 허가를 받았다. 올해부터 치매 치료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란 평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일(현지시간)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를 첫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로 정식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의약품이 환자 치료에 폭넓게 활용되려면 시판 허가를 받은 뒤 건강보험 항목에 들어가야 한다. FDA는 올해 1월 레켐비를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도록 신속 승인했지만 보험시장에 진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해 보험사들이 협상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이날 허가로 미국 공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 레켐비를 등재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레켐비는 환자가 2주마다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으면 뇌 속에 불필요한 단백질 찌꺼기(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것을 막아 치매 진행을 늦춰주는 치료제다. 초기 치매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투여하면 증상 진행 속도를 27% 늦춰준다. 다만 투여 환자의 13~17%가 부작용을 호소해 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료 비용은 연간 3500만원 정도다.

에자이는 지난달 8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레켐비 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 국내에서도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