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학생들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이 주최한 프로그램 코딩 및 해킹 대회에서 1~4위를 휩쓸었다. 북한의 해킹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IT 기업 해커어스가 지난 5월 개최한 코딩 및 해킹 대회에서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이 800점 만점으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이 차지했고, 3위와 4위 역시 김책공대 학생들이 이름을 올리는 등 북한 학생들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는 1700여 명이 참가했다.

김책공대는 홈페이지에서 “다음에는 더 큰 성과를 안아오기 위해 배가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커어스가 지난달 개최한 해킹 대회에서도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이 2위, 김책공대 학생들이 5, 6, 9위를 차지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애니 픽슬러 사이버기술혁신센터장은 RFA에 “북한은 주로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대에서 해커를 모집하고 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들 중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북한) 정권의 글로벌 해킹 공격에 동원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대북제재로 자금줄이 막히자 해킹조직을 육성해 가상자산을 탈취하는 방식 등으로 불법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년 동안 30억달러(약 3조918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사이버보안업체 카스퍼스키의 박성수 연구원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라자루스, 김수키 같은 한국어 기반 해킹 그룹의 악성코드가 상당히 정교해지는 등 월등히 향상됐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