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 등 90개 혐의 유죄…별도 주법원 재판서는 사형 선고 가능성
美텍사스 월마트서 23명 살해한 '백인우월주의 총격범'에 종신형
2019년 8월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2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패트릭 크루시어스(24)가 7일(현지시간) 법원에서 90회 연속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과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엘패소 연방법원의 데이비드 과데라마 판사는 크루시어스에게 적용된 90개 혐의에 대해 검찰의 구형대로 각각 종신형을 선고했다.

크루시우스의 전체 혐의 중에는 약 50건의 증오범죄 혐의가 포함돼 있으며, 이에 대해 그는 지난 2월 초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이번 연방법원의 선고와 별도로 텍사스주(州) 법원의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다.

주 법원의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2019년 8월 3일 크루시어스는 텍사스주 앨런에 있는 자기 집에서 차를 몰고 11시간이나 운전해 엘패소에 온 뒤 AK47 소총으로 월마트 매장에 있는 쇼핑객들에게 총을 쐈다.

당시 희생된 23명 대다수는 히스패닉계 주민이며, 그중 8명은 멕시코 국적자였다.

美텍사스 월마트서 23명 살해한 '백인우월주의 총격범'에 종신형
크루시어스가 범행 직전 '히스패닉의 침공'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매니페스토)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점 등을 근거로 증오범죄 혐의가 적용됐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희생자의 유족과 친지들은 처음으로 크루시어스를 대면해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또 "사악한 기생충", "괴물", "인종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한 유족이 "본인이 한 일에 대해 후회하느냐"고 묻는 말에 크루시어스는 "그렇다"라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피해자 가족인 아마리스 베가는 크루시어스를 향해 "너는 실패했다.

우리는 여전히 여기에 있고,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4년 동안 너는 히스패닉계 주민들로 가득 찬 도시에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