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장인이 한땀 한땀...바다 위 7성급 호텔 운영사 '카니발' [바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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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크루즈 선사 '카니발'
초대형 크루즈 운영사 '로얄 캐리비안'
초대형 크루즈 운영사 '로얄 캐리비안'
혹시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선박은 뭘까요? 미국 군사력을 상징하는 핵항공모함? 아닙니다. 최신형 제럴드 포드급 핵 항공모함은 길이 337미터, 90여대 함재기에 3천여명 가까운 승무원을 태운 슈퍼 항모예요. 그런데 지구 상에서 이 군함보다 더 크고, 엔데믹에 화려하게 부활을 알린 선박 군단들이 있습니다.
마치 항모 갑판 위에 25층 호텔들로 객실을 쌓아 올린 뒤, 영화관, 공연장, 골프장, 수영장, 놀이공원까지 구현한 크루즈선.
올해 초까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선박인 '원더 오브 더 씨'는 길이가 무려 362미터, 폭 65.5미터, 높이 72미터. 여기에 곧 취항할 예정인, 마치 화려한 조명으로 뒤덮인 환사의 섬처럼 보일 정도인 로열 캐리비안의 '아이콘 오브 더 씨'는 365미터나 됩니다. 크루즈선들은 코로나 유행 직후엔 막대한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철 더미로 조각조각 잘려나는 비운을 겪기도 했죠.
하지만, 엔데믹 이후 승객 수가 말 그대로 브이(V)자 반등을 하며 부활을 시도하고 있는 여행 업계의 단면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반짝이는 기업들을 들여다보는 바이 아메리카.
오늘은 수년 째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 중인데도 여전히 꿈을 먹고 오르는 주식이자, 엄마, 아빠 모시고 가는 효도 여행의 꽃, 전 세계 크루즈선 운영사 양대 산맥인 카니발 코퍼레이션(티커명 : CCL)과 로열 캐리비안 크루즈(티커명 : RCL) 이야기입니다. 크기와 객실 설계, 디젤에 전기 발전기까지 붙인 엔진 기술 하나하나 뜯어보면 현대 크루즈 선박 건조 기술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100년전 침몰해 지중해에 잠겨버린 타이타닉의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이고요. 사실 크루즈 여객선은 타이타닉 증기선이 등장하기도 전인 19세기 초 유럽에서 등장해 이미 200년 가까운 역사와 기술적 진보를 이룬 산업이라고 봐야 해요.
1822년 P&O '페닌슐라 & 오리엔탈 스팀'이란 이름의 화물용 증기 해운사가 우편물 운송을 하던 것부터가 시작인데, 이 회사 지금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회사이기도 해요.
지중해 항로를 개척한 이 회사는 1844년 영국 사우스햄튼에서 지브롤터를 거쳐 그리스 아테네까지 운항하는 여객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이게 바로 크루즈 여행의 시초가 됩니다. 유럽 북부에서 남유럽을 돌아 튀르키예까지 닿던 호화 여객이 인기를 끌기 시작해 자금이 모이면서, 19세기 후반 선박 전체를 강철로 덮고, 인류의 발명품 전기 조명까지 갖춰나가기 시작해요.
그리고 당시에도 지금도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JP모건도 이런 해운 시장에 뛰어들어, 타이타닉호를 출항시켰던 화이트스타라인을 인수하기도 하죠.
안타깝게도 연이은 해양사고와 대공황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말이죠.
결정적으로 이 무렵 등장한 세기의 발명품 항공기의 등장은 크루즈 선사들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혼란 속에서도 경쟁에서 살아남은 회사가 있어요. 바로 최초의 여객선을 선보인 P&O의 여객 부문인데요. P&O크루즈는 지금도 명맥을 이어가며 바로 오늘의 주인공,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 코퍼레이션'의 자회사로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계 사업가 테드 아리슨이 창업한 카니발 코퍼레이션은 1972년 마이애미 TSS마디그라호, 요즘으로 치면 우리나라 연안 크루즈선 규모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얼마 전 미국 프로농구 결승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하위권으로 시작해 챔피언까지 바라보던 팀이 마이이매 히트인데, 이 팀의 구단주가 창업자의 아들이자 현재 최고경영자 미키 크루즈입니다.
아무튼, 카니발 코퍼레이션은 산업 역사상 후반에 등장하지만 규모의 경제, 그리고 운이 따라주면서 차례차례 시장을 장악해 나갑니다. 크루즈선 혹시 타보셨나요? 객실에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지만, 방 예약하는 것부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3박 4일간 성인 둘이 여행하면 객실 비용 포함 가장 저렴한 상품은 180만 원 이상은 써야하고, 스위트룸 객실에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 방을 쓴다면 700만원, 한 달간 미국 본토, 하와이를 오가는 크루즈는 할인 없이 예약한다면 3천만 원 이상 필요하기도 해요.
조금 팁이라고 한다면 항공기 요금도 미리 구매하면 저렴하잖아요. 크루즈선사들도 6개월 전 객실을 특가에 판매하는데, 창이 없는 작은 객실도 괜찮다면 반값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고가의 상품이다보니까 보통은 은퇴한 서구권 어르신들이 즐기는 대표적 상품이에요. 요즘은 20대,30대도 찾을 정도의 인가 상품이라고도 하지만 태동 수준이고, 지역별로 아시아 인구의 소비는 여전히 적은 편입니다.
배경은 현대적 크루즈 산업이 태동하던 1970~80년대 아시아 국가들, 일본을 제외하면 고만고만하잖아요. 이에 반해 북미, 유럽 국가들은 80년대들어 소득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호화 크루즈 여행 붐이 일어나게 돼요. 게다가 천혜의 환경을 갖춘 지중해, 카리브해, 뉴질랜드 다 서구권 국가들과 가깝습니다. 사실 크루즈선이 바다를 가로질러 운항하는 건 소모적이니 연안권을 돌며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항공편으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서 수익을 내야 하다보니 자연스레 이런 지역에 시장이 형성되는 거구요.
또 하나 TV 영향력이 막강하던 80년대와 90년대에 이 산업이 성장해다는 특징도 있어요. 지금은 억만장자가 된 유명 TV쇼 진행자 캐시 리 기포드를 내세운 TV광고가 유명했다고 하고, 그리고 입소문의 결정판, 드라마 '더 러브 보트' 덕분이기도 합니다.
바로 카니발 자회사인 프린세스 크루즈의 선박을 배경으로 1977년부터 1987년까지 무려 10년 간 북미 지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였어요.
어느 정도냐하면 당시 최고 배우였던 톰 행크스, 자넷 잭슨을 포함해 수 많은 할리우드 까메오들이 등장하기도 하고요. 우리나라도 파일럿, 아이리스 이런 특수한 직업을 그린 드라마가 나오면 그 직업 인기가 올라가는데 마찬가지 현상이 있었던거죠. 실제 이 기간 매출 성장 속도를 보면 1982년 크루즈선 4척으로 연간 20만 명의 관광객을 싣고 매출 2천억 달러, 이 기세로 20년 이상 사업을 확장하며 팬데믹 직전 208억 달러, 21조원 규모 매출을 기록할 만큼 성장했구요. 코로나로 발주를 멈췄던 때도 있지만, 노후 선박을 꾸준히 교체하고 보강공사하면서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회사이고요.
카니발 코퍼레이션과 함께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로열 캐리비안 인터네셔널도 1968년 노르웨이 해운사로 시작해 3명의 선주가 연합한 합작 크루즈 선사로 출발했거든요. 로열캐리비안도 80년대 크루즈 인기에 고공 성장해 아이티 해안가, 알래스카 육상투어 등 직접 레저 산업과 연계하는 전략으로 차별화하며 업계 점유율을 늘려왔어요.
현재 전세계 크루즈 선사 점유율은 카니발 그룹이 37%, 로열 캐리비안 21.2%, 노르웨이안이 12.6%로 3강 체제로 굳어지는 중입니다. 최근 10년간 모두 가파르게 매출이 늘어 경쟁사였던 로열캐리비안 역시 1988년 5,200억 달러에서 팬데믹 직전 110억 달러, 노르웨이안 64억 달러였죠. 물론 우리가 아는 대로 상상도 못할 위기도 있었죠. 팬데믹 직후 크루즈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카니발만 해도 같은해 9월 보유 선박의 12%인 18척을 폐선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비용 절감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선박을 짓는 조선소도 규모와 전문적 인력이 필요하지만 폐선은 훨씬 더 위험한 작업이죠. 현재 튀르키예, 인도, 중국에서 주로 선박들이 생애를 막감하는데, 화려한 위용의 크루즈선도 이걸 피하지 못했습니다.
고철을 뽑아내는데 비용이 적게 드는 튀르키예는 그야말로 전세계 고물상, 최고급 집기류를 수집하려는 상인들에겐 최고의 시장이었던 셈이죠.
짓는데만 평균 우리 돈 5천억원, 요즘은 그 크기가 대형화되면서 1조원은 넉넉히 드는 막대한 산업이 크루즈입니다. 그런데 세계 최대 선박회사하면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 조선사들도, 일본도 시도했다가 손절한 시장이 크루즈선 건조입니다.
이 시장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40%), 독일 마이어 베르프트(15%이상)가 과점 중인 곳이에요. 거대한 선박이 균형을 잡을 수 있게 U자형으로 배를 설계하는데, 자유의 여신상 높이의 선박을 사실상 수천개 호탤 객실로 촘촘히 채워넣어야 하는 것부터 문제예요. 이건 배를 짓는게 아니라 호텔을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더 고급스럽게 짓는가의 문제거든요. 샹들리에, 조경, 각종 소품 디자인, 미술작품을 새겨넣기에는 조달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인건비도 비싸고, 상대적으로 유럽 조선사들이 갖춘 유통망과 세제 혜택면에서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이런 거대한 선박을 운용하는 것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세계 최대 선박, 크루즈선의 하루 유지비용만 해도 세탁, 음식 가공, 연료비에 각종 시설 유지, 객실 관리 등으로 10억원씩 쓰인다고 해요.
때문에 크루즈 선사들의 화려한 외모보다 마케팅 수수료 등 비용 통제를 얼마나 잘하는지가 그 회사의 가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고도 합니다. 카니발코퍼레이션의 연간 영업이익을 보면 3년째 적자이지만, 이자,세금을 떼기전 영업이익만 따지면 팬데믹 5월 이후 완연한 회복세입니다.
당장 흑자전환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주춤하던 주가는 이내 다른 항공, 여행업체와 함께 동반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 중입니다. 2020년 7백만명까지 곤두박질하던 크루즈 여행객수는 2021년 1300만명선, 올해 기존 예약률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월가에서도 대체로 긍정적 시각이 우세해요. 카니발에 대해서는 씨티는 매수,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는 강력매수 의견을 유지중이고, 로열캐리비안도 제이피모건, 아그너스 등이 매수를 권고 중입니다. 전 세계 공항마다, 이제 여행객이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어느 지역으로 휴양을 가야할지 계획을 세우는 행복한 고민도 늘어나고 있구요.
휴양지 관광상품의 종합 예술로 봐야할 크루즈 여행사, 전세계 항공사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죠. 아직 적자이지만 꿈을 먹고 먼 바다로 항해를 떠나기 시작한 크루즈 선사들의 주식, 여러분은 여행티켓보다 가치있다고 보여지시나요?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올해 초까지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선박인 '원더 오브 더 씨'는 길이가 무려 362미터, 폭 65.5미터, 높이 72미터. 여기에 곧 취항할 예정인, 마치 화려한 조명으로 뒤덮인 환사의 섬처럼 보일 정도인 로열 캐리비안의 '아이콘 오브 더 씨'는 365미터나 됩니다. 크루즈선들은 코로나 유행 직후엔 막대한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철 더미로 조각조각 잘려나는 비운을 겪기도 했죠.
하지만, 엔데믹 이후 승객 수가 말 그대로 브이(V)자 반등을 하며 부활을 시도하고 있는 여행 업계의 단면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반짝이는 기업들을 들여다보는 바이 아메리카.
오늘은 수년 째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 중인데도 여전히 꿈을 먹고 오르는 주식이자, 엄마, 아빠 모시고 가는 효도 여행의 꽃, 전 세계 크루즈선 운영사 양대 산맥인 카니발 코퍼레이션(티커명 : CCL)과 로열 캐리비안 크루즈(티커명 : RCL) 이야기입니다. 크기와 객실 설계, 디젤에 전기 발전기까지 붙인 엔진 기술 하나하나 뜯어보면 현대 크루즈 선박 건조 기술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100년전 침몰해 지중해에 잠겨버린 타이타닉의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이고요. 사실 크루즈 여객선은 타이타닉 증기선이 등장하기도 전인 19세기 초 유럽에서 등장해 이미 200년 가까운 역사와 기술적 진보를 이룬 산업이라고 봐야 해요.
1822년 P&O '페닌슐라 & 오리엔탈 스팀'이란 이름의 화물용 증기 해운사가 우편물 운송을 하던 것부터가 시작인데, 이 회사 지금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회사이기도 해요.
지중해 항로를 개척한 이 회사는 1844년 영국 사우스햄튼에서 지브롤터를 거쳐 그리스 아테네까지 운항하는 여객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이게 바로 크루즈 여행의 시초가 됩니다. 유럽 북부에서 남유럽을 돌아 튀르키예까지 닿던 호화 여객이 인기를 끌기 시작해 자금이 모이면서, 19세기 후반 선박 전체를 강철로 덮고, 인류의 발명품 전기 조명까지 갖춰나가기 시작해요.
그리고 당시에도 지금도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JP모건도 이런 해운 시장에 뛰어들어, 타이타닉호를 출항시켰던 화이트스타라인을 인수하기도 하죠.
안타깝게도 연이은 해양사고와 대공황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말이죠.
결정적으로 이 무렵 등장한 세기의 발명품 항공기의 등장은 크루즈 선사들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혼란 속에서도 경쟁에서 살아남은 회사가 있어요. 바로 최초의 여객선을 선보인 P&O의 여객 부문인데요. P&O크루즈는 지금도 명맥을 이어가며 바로 오늘의 주인공,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 코퍼레이션'의 자회사로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계 사업가 테드 아리슨이 창업한 카니발 코퍼레이션은 1972년 마이애미 TSS마디그라호, 요즘으로 치면 우리나라 연안 크루즈선 규모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얼마 전 미국 프로농구 결승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하위권으로 시작해 챔피언까지 바라보던 팀이 마이이매 히트인데, 이 팀의 구단주가 창업자의 아들이자 현재 최고경영자 미키 크루즈입니다.
아무튼, 카니발 코퍼레이션은 산업 역사상 후반에 등장하지만 규모의 경제, 그리고 운이 따라주면서 차례차례 시장을 장악해 나갑니다. 크루즈선 혹시 타보셨나요? 객실에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지만, 방 예약하는 것부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3박 4일간 성인 둘이 여행하면 객실 비용 포함 가장 저렴한 상품은 180만 원 이상은 써야하고, 스위트룸 객실에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 방을 쓴다면 700만원, 한 달간 미국 본토, 하와이를 오가는 크루즈는 할인 없이 예약한다면 3천만 원 이상 필요하기도 해요.
조금 팁이라고 한다면 항공기 요금도 미리 구매하면 저렴하잖아요. 크루즈선사들도 6개월 전 객실을 특가에 판매하는데, 창이 없는 작은 객실도 괜찮다면 반값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고가의 상품이다보니까 보통은 은퇴한 서구권 어르신들이 즐기는 대표적 상품이에요. 요즘은 20대,30대도 찾을 정도의 인가 상품이라고도 하지만 태동 수준이고, 지역별로 아시아 인구의 소비는 여전히 적은 편입니다.
배경은 현대적 크루즈 산업이 태동하던 1970~80년대 아시아 국가들, 일본을 제외하면 고만고만하잖아요. 이에 반해 북미, 유럽 국가들은 80년대들어 소득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호화 크루즈 여행 붐이 일어나게 돼요. 게다가 천혜의 환경을 갖춘 지중해, 카리브해, 뉴질랜드 다 서구권 국가들과 가깝습니다. 사실 크루즈선이 바다를 가로질러 운항하는 건 소모적이니 연안권을 돌며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항공편으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서 수익을 내야 하다보니 자연스레 이런 지역에 시장이 형성되는 거구요.
또 하나 TV 영향력이 막강하던 80년대와 90년대에 이 산업이 성장해다는 특징도 있어요. 지금은 억만장자가 된 유명 TV쇼 진행자 캐시 리 기포드를 내세운 TV광고가 유명했다고 하고, 그리고 입소문의 결정판, 드라마 '더 러브 보트' 덕분이기도 합니다.
바로 카니발 자회사인 프린세스 크루즈의 선박을 배경으로 1977년부터 1987년까지 무려 10년 간 북미 지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였어요.
어느 정도냐하면 당시 최고 배우였던 톰 행크스, 자넷 잭슨을 포함해 수 많은 할리우드 까메오들이 등장하기도 하고요. 우리나라도 파일럿, 아이리스 이런 특수한 직업을 그린 드라마가 나오면 그 직업 인기가 올라가는데 마찬가지 현상이 있었던거죠. 실제 이 기간 매출 성장 속도를 보면 1982년 크루즈선 4척으로 연간 20만 명의 관광객을 싣고 매출 2천억 달러, 이 기세로 20년 이상 사업을 확장하며 팬데믹 직전 208억 달러, 21조원 규모 매출을 기록할 만큼 성장했구요. 코로나로 발주를 멈췄던 때도 있지만, 노후 선박을 꾸준히 교체하고 보강공사하면서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회사이고요.
카니발 코퍼레이션과 함께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로열 캐리비안 인터네셔널도 1968년 노르웨이 해운사로 시작해 3명의 선주가 연합한 합작 크루즈 선사로 출발했거든요. 로열캐리비안도 80년대 크루즈 인기에 고공 성장해 아이티 해안가, 알래스카 육상투어 등 직접 레저 산업과 연계하는 전략으로 차별화하며 업계 점유율을 늘려왔어요.
현재 전세계 크루즈 선사 점유율은 카니발 그룹이 37%, 로열 캐리비안 21.2%, 노르웨이안이 12.6%로 3강 체제로 굳어지는 중입니다. 최근 10년간 모두 가파르게 매출이 늘어 경쟁사였던 로열캐리비안 역시 1988년 5,200억 달러에서 팬데믹 직전 110억 달러, 노르웨이안 64억 달러였죠. 물론 우리가 아는 대로 상상도 못할 위기도 있었죠. 팬데믹 직후 크루즈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카니발만 해도 같은해 9월 보유 선박의 12%인 18척을 폐선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비용 절감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선박을 짓는 조선소도 규모와 전문적 인력이 필요하지만 폐선은 훨씬 더 위험한 작업이죠. 현재 튀르키예, 인도, 중국에서 주로 선박들이 생애를 막감하는데, 화려한 위용의 크루즈선도 이걸 피하지 못했습니다.
고철을 뽑아내는데 비용이 적게 드는 튀르키예는 그야말로 전세계 고물상, 최고급 집기류를 수집하려는 상인들에겐 최고의 시장이었던 셈이죠.
짓는데만 평균 우리 돈 5천억원, 요즘은 그 크기가 대형화되면서 1조원은 넉넉히 드는 막대한 산업이 크루즈입니다. 그런데 세계 최대 선박회사하면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 조선사들도, 일본도 시도했다가 손절한 시장이 크루즈선 건조입니다.
이 시장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40%), 독일 마이어 베르프트(15%이상)가 과점 중인 곳이에요. 거대한 선박이 균형을 잡을 수 있게 U자형으로 배를 설계하는데, 자유의 여신상 높이의 선박을 사실상 수천개 호탤 객실로 촘촘히 채워넣어야 하는 것부터 문제예요. 이건 배를 짓는게 아니라 호텔을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더 고급스럽게 짓는가의 문제거든요. 샹들리에, 조경, 각종 소품 디자인, 미술작품을 새겨넣기에는 조달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인건비도 비싸고, 상대적으로 유럽 조선사들이 갖춘 유통망과 세제 혜택면에서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이런 거대한 선박을 운용하는 것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세계 최대 선박, 크루즈선의 하루 유지비용만 해도 세탁, 음식 가공, 연료비에 각종 시설 유지, 객실 관리 등으로 10억원씩 쓰인다고 해요.
때문에 크루즈 선사들의 화려한 외모보다 마케팅 수수료 등 비용 통제를 얼마나 잘하는지가 그 회사의 가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고도 합니다. 카니발코퍼레이션의 연간 영업이익을 보면 3년째 적자이지만, 이자,세금을 떼기전 영업이익만 따지면 팬데믹 5월 이후 완연한 회복세입니다.
당장 흑자전환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주춤하던 주가는 이내 다른 항공, 여행업체와 함께 동반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 중입니다. 2020년 7백만명까지 곤두박질하던 크루즈 여행객수는 2021년 1300만명선, 올해 기존 예약률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월가에서도 대체로 긍정적 시각이 우세해요. 카니발에 대해서는 씨티는 매수,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는 강력매수 의견을 유지중이고, 로열캐리비안도 제이피모건, 아그너스 등이 매수를 권고 중입니다. 전 세계 공항마다, 이제 여행객이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어느 지역으로 휴양을 가야할지 계획을 세우는 행복한 고민도 늘어나고 있구요.
휴양지 관광상품의 종합 예술로 봐야할 크루즈 여행사, 전세계 항공사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죠. 아직 적자이지만 꿈을 먹고 먼 바다로 항해를 떠나기 시작한 크루즈 선사들의 주식, 여러분은 여행티켓보다 가치있다고 보여지시나요?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