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임영진 저스템 대표 "반도체부터 2차전지·OLED까지 불량 잡는 솔루션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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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인터뷰
임영진 저스템 대표
메모리 '빅3' 업체 쓰는 질소순환기 개발
습도 1%까지 낮춰 칩 불량률도 '뚝'
2차전지·OLED 장비 분야로 다각화
반도체 공정은 대단히 복잡하다. 웨이퍼를 제조하는 것부터 산화막 형성·회로식각·증착·배선연결 등 크고 작은 공정을 거친다. 그러나 정교한 공정을 거치더라도 미세한 불량 탓에 수백달러 어치 칩셋이 바로 쓰레기 더미로 직행하기도 한다. 반도체 공정이 점점 더 미세화되면서 불량률도 높아져 기업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저스템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2016년 창업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 불량률을 줄여주는 ‘질소순환기’다.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작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뒤 저스템 주가는 지난 7일까지 41.2% 뛰어 1만7510원까지 올랐다. 임영진 저스템 대표(사진)는 지난 7일 경기 용인시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반도체 시장이 일시적으로 재고가 많아 불안한 상황이지만 업황 저점을 지나고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반도체 뿐만 아니라 OLED, 2차전지 관련 장비산업 등 사업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저스템의 질소순환기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의 습도를 낮춰 불량률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통상적인 반도체 제조시설에서는 습도를 4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선폭이 20나노미터(nm) 이하로 미세화되면서 통상적인 습도 환경에서도 불량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저스템의 질소순환기는 웨이퍼 이송 용기에 질소를 투입해 습도를 1%까지 떨어뜨린다.
반도체 불량을 줄이는 장비를 생산하는 만큼 질소순환기 생산시설도 반도체 클린룸처럼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다. 주요 시설 내부로 들어가려면 방진복 착용이 필수다. 혹여나 있을 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아쉽게도 시설 탐방은 유리창 너머로 가능했다. 임 대표는 “습도 때문에 생기는 반도체 불량 손실액을 추정하자면 주요 반도체 업체 생산라인 한 개당 연간 10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주요 회사들이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설비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반도체 업계에서 30년 넘게 몸담으며 다양한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1989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해 10여년을 근무했고 이후 주성엔지니어링으로 옮긴 뒤에는 장비 국산화 프로젝트에 매진했다. 이 당시 축적했던 노하우가 저스템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창업 이후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저스템의 실적은 성장세를 탔다. 작년 매출 461억원, 영업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덮치면서 주요 업체들의 시설 투자도 끊겼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매출은 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가량 줄었다. 반도체 한파에 맞설 방안은 무엇일까. 임 대표는 “2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저스템은 2차전지와 OLED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업체에 활성화공정 에이징 장비를 주문받은 데 이어 추가로 전극 공정에 사용되는 ‘롤투롤’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롤투롤 장비는 전극의 알루미늄박 및 동박을 회전롤에 감으면서 물질을 도포하는 장비다. 저스템의 롤투롤 장비는 전극을 연속적으로 가열해 불순물을 제거함으로써 성능을 향상시킨다. OLED 분야에서도 디스플레이 성능 향상을 위한 장비를 제작하고 있다. OLED 패널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정전기를 제거해 불량률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임 대표는 “그동안은 반도체 분야에 집중했지만, 코스닥 상장을 통해 2차전지, OLED 분야에서도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수 있는 자금 마련을 할 수 있었다”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했다.
주가 부양 방안 등에 대해 묻자 임 대표는 “정도가 아닌 건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빈번했던 코스닥 상장사들의 ‘무상증자를 통한 주가 올리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대신 정직한 실적을 통해 성장성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올해 반도체 시장에 동절기가 왔지만 그럼에도 잘 버텨낼 수 있는 튼튼한 체력은 갖추고 있다”며 “주주환원에 대해서도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C레벨 인터뷰
임영진 저스템 대표
메모리 '빅3' 업체 쓰는 질소순환기 개발
습도 1%까지 낮춰 칩 불량률도 '뚝'
2차전지·OLED 장비 분야로 다각화
반도체 공정은 대단히 복잡하다. 웨이퍼를 제조하는 것부터 산화막 형성·회로식각·증착·배선연결 등 크고 작은 공정을 거친다. 그러나 정교한 공정을 거치더라도 미세한 불량 탓에 수백달러 어치 칩셋이 바로 쓰레기 더미로 직행하기도 한다. 반도체 공정이 점점 더 미세화되면서 불량률도 높아져 기업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저스템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2016년 창업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 불량률을 줄여주는 ‘질소순환기’다.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작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뒤 저스템 주가는 지난 7일까지 41.2% 뛰어 1만7510원까지 올랐다. 임영진 저스템 대표(사진)는 지난 7일 경기 용인시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반도체 시장이 일시적으로 재고가 많아 불안한 상황이지만 업황 저점을 지나고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반도체 뿐만 아니라 OLED, 2차전지 관련 장비산업 등 사업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저스템의 질소순환기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의 습도를 낮춰 불량률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통상적인 반도체 제조시설에서는 습도를 4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선폭이 20나노미터(nm) 이하로 미세화되면서 통상적인 습도 환경에서도 불량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저스템의 질소순환기는 웨이퍼 이송 용기에 질소를 투입해 습도를 1%까지 떨어뜨린다.
반도체 불량을 줄이는 장비를 생산하는 만큼 질소순환기 생산시설도 반도체 클린룸처럼 엄격하게 유지되고 있다. 주요 시설 내부로 들어가려면 방진복 착용이 필수다. 혹여나 있을 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아쉽게도 시설 탐방은 유리창 너머로 가능했다. 임 대표는 “습도 때문에 생기는 반도체 불량 손실액을 추정하자면 주요 반도체 업체 생산라인 한 개당 연간 10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주요 회사들이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설비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반도체 업계에서 30년 넘게 몸담으며 다양한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1989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해 10여년을 근무했고 이후 주성엔지니어링으로 옮긴 뒤에는 장비 국산화 프로젝트에 매진했다. 이 당시 축적했던 노하우가 저스템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창업 이후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저스템의 실적은 성장세를 탔다. 작년 매출 461억원, 영업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덮치면서 주요 업체들의 시설 투자도 끊겼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매출은 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가량 줄었다. 반도체 한파에 맞설 방안은 무엇일까. 임 대표는 “2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저스템은 2차전지와 OLED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업체에 활성화공정 에이징 장비를 주문받은 데 이어 추가로 전극 공정에 사용되는 ‘롤투롤’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롤투롤 장비는 전극의 알루미늄박 및 동박을 회전롤에 감으면서 물질을 도포하는 장비다. 저스템의 롤투롤 장비는 전극을 연속적으로 가열해 불순물을 제거함으로써 성능을 향상시킨다. OLED 분야에서도 디스플레이 성능 향상을 위한 장비를 제작하고 있다. OLED 패널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정전기를 제거해 불량률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임 대표는 “그동안은 반도체 분야에 집중했지만, 코스닥 상장을 통해 2차전지, OLED 분야에서도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수 있는 자금 마련을 할 수 있었다”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했다.
주가 부양 방안 등에 대해 묻자 임 대표는 “정도가 아닌 건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빈번했던 코스닥 상장사들의 ‘무상증자를 통한 주가 올리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대신 정직한 실적을 통해 성장성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올해 반도체 시장에 동절기가 왔지만 그럼에도 잘 버텨낼 수 있는 튼튼한 체력은 갖추고 있다”며 “주주환원에 대해서도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