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20% 넘었다…'도시 죽음의 고리' 되나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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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파리·홍콩 등
주요 도시 가격 뚝
니우에뷔르흐 교수
"역자산 효과 우려"
세수 부족해지면
각국 긴축 대응 우려
주요 도시 가격 뚝
니우에뷔르흐 교수
"역자산 효과 우려"
세수 부족해지면
각국 긴축 대응 우려
엔데믹 국면에 들어서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됐던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런던 파리 시드니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평균 20% 이상으로 치솟았다.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상황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악의 경고까지 나왔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함께 미국의 양대 부동산 경제학자로 꼽히는 스테인 반 니우에뷔르흐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상업용 부동산이 ‘도시 죽음의 고리(UDL·urban doom loop)’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UDL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에서는 금리 인상과 원격근무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 다음 단계에선 세수 부족으로 세금이 인상되거나 교육, 문화, 예술 등의 공공서비스 지출이 줄어들면서 거주 도시민이 본격 이탈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텅 빈 상업용 건물이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면서 유령도시로 변하는 ‘시카고 공포’가 확산한다. 니우에뷔르흐 교수는 UDL이 진행될수록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진다고 봤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역자산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계층별로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자산이 급증했던 부자일수록 경제적 타격을 받는 ‘리치 리세션’에 빠지고, 중하위 계층도 부자들의 소비 감소로 낙수효과가 사라져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주장했다.
극단적인 비관론이지만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주는 시사점은 크다. 이미 진행 중인 첫 단계에서 두 번째 단계로 이행될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r스타(r*, r-star)’ 금리가 ‘r스타스타(r**)’ 금리보다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 잭슨홀 회의에서 집중 논의될 r* 금리는 실물경기를 침체시키거나 과열시키지 않는 중립금리를 뜻한다. 최근 부각되는 r** 금리는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또 하나의 중립금리다. r* 금리가 r** 금리보다 높아지면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져 스트레스지수(SI)가 올라가고 위기가 발생한다.
특정국의 위기 발생 가능성을 파악하는 방안으로 SI를 개발한 캐나다 중앙은행은 ‘SI를 시장과 정책당국의 불확실성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피로도’로 정의했다. 경제변수의 기대값이 변하거나 분산 및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리스크가 커지면 SI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코로나19발 인플레이션이 불거지기 전까지 20년 이상 저물가가 지속되는 여건에서 r* 금리와 r** 금리 간 괴리는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3월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급하게 올리는 과정에서 r* 금리가 높아졌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r* 금리가 r** 금리보다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추정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분명한 것은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경우 두 금리 간 격차가 벌어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미 중앙은행(Fed)만 하더라도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해 놓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 세수가 부족할 경우 재정정책을 어떻게 펼 것인가도 통화정책 이상으로 중요하다. 만약 세금 인상과 공공서비스 지출 삭감 등을 통한 긴축으로 대응하면 도심을 ‘죽음의 도시’로 내모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감세와 공공서비스 지출을 늘려 도심의 매력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간단한 래퍼 곡선을 통해 살펴보면 대도시처럼 세율과 재정수입 간에 역비례 관계인 비표준지대에 놓인 여건에서는 세율을 낮추는 것이 경제 의욕과 도시 매력을 높여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고 세수도 늘어나게 하는 결과를 도출한다.
최근처럼 작년 3월 이후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r* 금리가 r** 금리보다 높아진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통제권에 들어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 쪽으로 우선순위가 바뀌어야 UDL을 방지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높이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한국은행은 참조해야 한다.
상황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악의 경고까지 나왔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함께 미국의 양대 부동산 경제학자로 꼽히는 스테인 반 니우에뷔르흐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상업용 부동산이 ‘도시 죽음의 고리(UDL·urban doom loop)’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UDL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에서는 금리 인상과 원격근무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 다음 단계에선 세수 부족으로 세금이 인상되거나 교육, 문화, 예술 등의 공공서비스 지출이 줄어들면서 거주 도시민이 본격 이탈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텅 빈 상업용 건물이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면서 유령도시로 변하는 ‘시카고 공포’가 확산한다. 니우에뷔르흐 교수는 UDL이 진행될수록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진다고 봤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역자산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계층별로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자산이 급증했던 부자일수록 경제적 타격을 받는 ‘리치 리세션’에 빠지고, 중하위 계층도 부자들의 소비 감소로 낙수효과가 사라져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주장했다.
극단적인 비관론이지만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주는 시사점은 크다. 이미 진행 중인 첫 단계에서 두 번째 단계로 이행될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r스타(r*, r-star)’ 금리가 ‘r스타스타(r**)’ 금리보다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 잭슨홀 회의에서 집중 논의될 r* 금리는 실물경기를 침체시키거나 과열시키지 않는 중립금리를 뜻한다. 최근 부각되는 r** 금리는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또 하나의 중립금리다. r* 금리가 r** 금리보다 높아지면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져 스트레스지수(SI)가 올라가고 위기가 발생한다.
특정국의 위기 발생 가능성을 파악하는 방안으로 SI를 개발한 캐나다 중앙은행은 ‘SI를 시장과 정책당국의 불확실성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피로도’로 정의했다. 경제변수의 기대값이 변하거나 분산 및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리스크가 커지면 SI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코로나19발 인플레이션이 불거지기 전까지 20년 이상 저물가가 지속되는 여건에서 r* 금리와 r** 금리 간 괴리는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3월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급하게 올리는 과정에서 r* 금리가 높아졌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r* 금리가 r** 금리보다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추정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분명한 것은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경우 두 금리 간 격차가 벌어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미 중앙은행(Fed)만 하더라도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해 놓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 세수가 부족할 경우 재정정책을 어떻게 펼 것인가도 통화정책 이상으로 중요하다. 만약 세금 인상과 공공서비스 지출 삭감 등을 통한 긴축으로 대응하면 도심을 ‘죽음의 도시’로 내모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감세와 공공서비스 지출을 늘려 도심의 매력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간단한 래퍼 곡선을 통해 살펴보면 대도시처럼 세율과 재정수입 간에 역비례 관계인 비표준지대에 놓인 여건에서는 세율을 낮추는 것이 경제 의욕과 도시 매력을 높여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고 세수도 늘어나게 하는 결과를 도출한다.
최근처럼 작년 3월 이후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r* 금리가 r** 금리보다 높아진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통제권에 들어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 쪽으로 우선순위가 바뀌어야 UDL을 방지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높이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한국은행은 참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