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생산량 2위 멕시코 유전서 화재…7주만에 유가 최고치[오늘의 유가]
미 고용지표에 달러화 약세…원유 트레이드 늘어
지난주 사우디·러시아 감산에 상승세였지만
美 생산량 증가에 올해 85달러 이하에 유지


한때 전세계 생산량 2위로 꼽힌 멕시코만 유전에서 해양 유전플랫폼 화재가 발생했다. 이 소식은 미국 노동시장 냉각에 따른 달러화 약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등과 함께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 선물은 2.87% 오른 배럴 당 73.86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5월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브렌트유는 1.97% 오른 76.96달러에 마감했다.
한때 생산량 2위 멕시코 유전서 화재…7주만에 유가 최고치[오늘의 유가]
유가 상승에는 멕시코 초대형 유전 지역 해양플랫폼에서 발생한 대형화재의 영향이 작용했다. 멕시코 국영회사 페멕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5시께 멕시코만에 있는 '노오치-A' 유전 플랫폼에서 화재가 일어나 비상정지시스템이 가동됐다.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PEMEX)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5분께 멕시코만에 있는 '노오치(Nohoch·마야어로 거대하다는 뜻)-A' 유전 플랫폼에서 화재가 발생해, 비상 정지 시스템이 가동됐다. 페멕스는 화재로 이날 70만배럴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으며 화재로 2명이 사망, 1명이 실종됐고 6명이 부상을 당했고 전했다.

노오치-A가 위치한 칸타렐 유정은 2004년 하루 200만배럴을 생산해 사우디 가와르 유전에 이어 세계 2위 생산량을 자랑했다. 현재는 매장량이 크게 줄어 하루 생산량은 15만배럴 안팎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멕시코 캄페체만 칸타렐 유전에서 불이 난 해상 석유 플랫폼에 보트가 물을 뿌리고 있다. 페멕스(PEMEX)
지난 7일(현지시간) 멕시코 캄페체만 칸타렐 유전에서 불이 난 해상 석유 플랫폼에 보트가 물을 뿌리고 있다. 페멕스(PEMEX)
같은날 외환 시장에서의 달러 약세 흐름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비농업일자리 증가량은 20만9000건으로 월가 전망치인 22만5000건을 밑돌았다. 이에 달러화가 하락하면서 해외 트레이더의 원유 매수를 자극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소식은 지난주 국제 유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지 SPA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6월부터 시행하던 하루 100만배럴 감산 조치를 8월까지 연장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필요 시 이같은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사우디 에너지부는 전했다. 같은 날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8월에 하루 50만배럴 감축한다고 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장관들은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러시아, 사우디의 석유 감산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때 생산량 2위 멕시코 유전서 화재…7주만에 유가 최고치[오늘의 유가]
다만 과거에 비해선 OPEC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OPEC이 지난 4월 초 감산을 깜짝 발표했음에도 WTI 선물 가격은 배럴 당 85달러 아래에서 머무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 이유를 "미국 석유 호황으로 OPEC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4월까지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는데, 이는 생산 효율성 향상의 결과라고 WSJ은 전했다. 비카스 드웨비디 맥퀴리그륩 석유 및 가스 전략가는 "2015년 유가 폭락 이후 미국 생산업체들이 실험실로 돌아가 많은 엔지니어링 기반 연구와 많은 인력 및 비용 절감을 통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현재까지 OPEC과 동맹국들이 감산한 원유는 지난해 생산량의 약 6%에 달한다.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비OPEC 국가의 생산량 증가가 감샨의 약 3분의2를 메우고 있으며, 신규 원유 생산의 절반을 미국이 담당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