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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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10일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고, 3분기 모바일 기기 성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대체로 유지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8%, 95.74%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산업의 업황이 부진해 비메모리 사업부의 실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도 예상보다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고부가가치 위주로 제품 비중을 개선해 수익성이 회복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 D램과 낸드의 가격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보면 스마트폰, 가전 등의 출하량은 예상을 밑돌았을 것"이라면서도 "마케팅 비용을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물류·원재료 비용을 안정화하는 등 비용 절감에 힘써 2분기 전체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 바닥을 딛고, 3분기부터 실적을 회복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문의 3분기 영업손실은 2분기에 비해 43% 줄어들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모바일 기기도 신제품 출시,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출하량, 이익이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재고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동희 연구원은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반영돼 메모리 재고가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가전, 휴대폰 등을 생산하는 전방 기업이 메모리 재고를 축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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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과 함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동희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라며 "최근 주가가 조정받았는데, 실적 개선 속도 등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와 비례 관계에 있는 경기선행지표를 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당분간 소폭 하락하다 9월부터 10월까지 반등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올해 주당순자산가치(BPS) 예상치의 1.35배에 해당해 주가 상승기의 평균 배수(1.6배)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통화 긴축,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짚었다. 송명섭 연구원은 "4분기 중순 이후 유동성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PC, 인공지능(AI) 서버 등 일부를 제외하면 스마트폰 소비가 부진하고, 미국·중국 등 주요 지역에서의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예상을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8만4562원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오전 콘퍼런스콜(전화회의) 방식의 '2023년 2분기 경영실적 및 Q&A'를 열고,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과 앞으로 사업 전망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