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LG엔솔 2분기 실적에 '아쉽다'…"유럽발 수요 지연"
증권가는 10일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실적이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아쉽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6천1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천956억원)보다 212.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8조7천735억원으로 작년 동기(5조706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6개 분기 연속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애초 기대치가 높았던 탓에 시장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출하량 모두 예상 대비 부진한 흐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2분기 배터리 셀 판매가격은 지난 1분기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하락분이 연동 반영돼 원형 전지 중심으로 3∼4%가량 인하된 걸로 보인다"며 "3분기에는 중대형 배터리 판매가격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가격 하락이 예상되자 2분기 주요 고객사들이 구입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우치 전기차(EV) 전지는 하반기 파우치 배터리 판매가격 본격 하락이 예상되면서 2분기 중 주요 유럽 고객사들의 구매 이연으로 판매량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얼티엄셀즈 납품처인 GM의 물류 차질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출하 속도가 조절됐던 점도 미국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반영 액수도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다.

이번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AMPC 예상 세액 공제 금액은 1천10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1천505억원)보다 396억원 적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출하량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수 연구원은 "3분기에는 유럽 고객사들이 (2분기에 미뤄뒀던) 이연 수요에 더해 북미 가동률이 상승하며 판매량이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공장 가동과 판매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주요 유럽 고객사들의) 배터리 조달량이 실제 늘어날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또 얼티엄셀즈라는 신규 공장의 수율·가동률이 안정화되는 속도도 실적 성장에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보다 0.18% 하락한 56만1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