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해수욕장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부산의 한 해수욕장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한 초등학생이 해수욕장 수영금지구역 내에서 사망한 사고와 관련, 법원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관할 구청의 책임을 인정했다.

10일 법조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민사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포 해수욕장 물놀이 사고 피해 아동 유족 A씨 등이 사하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억6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2019년 8월 10일 A씨의 아들인 12세 B군은 구가 개설한 이 해수욕장에서 동생 등 2명과 함께 물놀이하던 중, 너울성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실종돼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구는 해수욕장에 수영 안전 구역과 수영금지구역을 표시했으며, B군이 수영금지구역에서 수영하다 숨져 구청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인력상의 문제로 수영 안전 구역 밖인 수영금지구역은 구청이 관리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A씨 등은 당시 구가 수영 안전 구역과 수영금지구역 표시를 선명하게 하지 않았으며, 수영장 입수 전 B군이 이용하던 어린이 모래 놀이터는 이미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수영 안전 구역이 아닌 수영금지구역에 연결된 모래사장에 설치됐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A씨 등은 당시 구청 측이 망루 등에서 감시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나 감시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6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사하구가 어린이 놀이터 설치 위치를 잘못 정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어린이 놀이터 설치 위치 등을 고려하면, 수영 안전 구역 바로 옆 수영금지구역도 감시 대상이 맞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구청의 손해배상책임 60%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