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사진=김기남 기자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사진=김기남 기자
“최근 기술 반환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염증성 장질환(IBD) 후보물질을 포함해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전략적으로 재구성할 예정입니다. 고바이오랩은 ‘비용 효율적 전략’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과 사업화의 균형을 맞추는 ‘돈 버는 바이오텍’이 되겠습니다.”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는 10일 “혁신적인 플랫폼과 우수한 비임상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임상 성공 확률을 높이는 개발 전략을 통해, 면역·대사·뇌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장 빠른 후보물질은 건선치료제 ‘KBL697’이다. 조만간 미국, 호주 임상 2a상의 최종환자 투약을 한다. 연내 최종 결과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최종결과보고서(CSR)는 내년 초에 확인할 예정이다.

한국콜마홀딩스로부터 반환받은 ‘KBL382’에 대해선 직접 개발이나 새로운 협력사와의 공동 개발 등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KBL382는 상장 직후인 2020년 기술이전됐다가 한국콜마의 개발 전략 변경에 따라 최근 돌려받았다.

고 대표는 “기술이전 이후 KBL382의 우수한 효능이 추가로 확인됐음에도 내부 전략에 따라 개발이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며 “KBL382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기술반환을 결정했고 한국콜마가 추가로 확보한 비임상 연구 및 생산·개발 관련 자료를 모두 고바이오랩이 넘겨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바이오랩은 IBD 동물 모델에서 KBL382의 단독 및 인플릭시맙 병용 투여 효능이 확인돼, 다양한 시장 수요에 맞는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대표는 “이번 기술 반환으로 우수한 신약 후보가 새로운 옵션으로 추가된 만큼, 임상 2상 중인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의 재구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및 기술 고도화로 차별화할 것”

고바이오랩은 생균치료제(LBP) 외에도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물질을 발굴해 의약품 및 산업화 소재로 활용할 계획이다. 관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 220억원 규모의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총 네 건의 정부 R&D 과제에 선정됐다. 지난 3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2023년 국가신약개발사업’ 선정으로 다중표적을 활용한 복합 마이크로바이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난치성 신경발달장애인 자폐스펙트럼 장애(ASD)의 중증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임상도 진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산업기술개발 사업을 통해서다. 고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LBP의 비임상 기전 연구를 올해 안에 마치고, 내년부터 연구자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비임상에서 개념검증(PoC)을 마치면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선정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을 통해선 각각 분자생물학적 도구함(genetic toolbox) 개발과 바이오파운드리(Biofoundry)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고 대표는 “기존 마이크로바이옴 표적 유전적 도구(genetic tool)는 빠르게 발전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신규 기능성 장내 미생물에 적용하기 어렵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분자생물학적 도구함을 개발해, 면역 및 항암 관련 신약 물질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약물전달시스템(mDDS)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유전자 편집기술로 유용 미생물의 유전자 발현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해, 약용물질 전달 및 맞춤형 기능 발현이 가능하다는 게 고 대표의 설명이다.

합성생물학을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대사체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바이오파운드리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비만, 당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등 난치성 대사 질환의 관리를 위한 소재를 신속하게 대량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고 대표는 “기존에 LBP 소재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과 달리, LBP와 미생물 유효물질 생산 바이오파운드리, MDDS 시스템을 모두 구축함으로써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자회사 위바이옴의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고바이오랩이 안정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주춧돌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위바이옴의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고 대표는 “셀트리온, 중국 신이, 카카오헬스케어 등 국내외 협력사와 연구개발을 차질없이 진행하며 성장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바이오텍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