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처럼 따라야하는 엄마… '공포 거장' 애스터 3번째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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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리뷰

죄책감은 피해망상, 편집증, 불안장애로까지 이어진다. 이제는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환상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보는 어머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으로 가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상할 정도로 잇따라 일어나는 사건사고 때문이다. 우연히 만나게 된 수상한 부부와 '유사 가족 놀이'를 하는가하면, 숲 속의 유랑극단을 만나 환상 속 세계를 엿보기도 한다.

기괴하고 난해한 이야기를 만든 감독은 바로 아리 애스터다. '미드소마' '유전' 단 두 편의 영화만으로 '차세대 호러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천재 감독이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공포영화, 그 이상이다. 신선하고 파격적인 소재, 그리고 이를 풀어나가는 실험적 연출 덕분에 그의 영화는 '공포와 예술의 결합체'로 평가받는다.
그런 애스터가 "가장 나다운 영화"라고 말한 게 바로 '보 이즈 어프레이드'다. 단번에 이해가 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애스터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진행한 간담회와 인터뷰에서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열쇠'를 줬다.

이런 강박적 분위기는 보의 아이 같고, 수동적인 모습을 강화한다. 애스터는 보라는 캐릭터에 대해 "성장이 정지된 인물"이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가둔 채 청소년 같은 심리상태에 머무른 인물",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들과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 것들이 내면에 쌓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조커'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피닉스의 열연은 이런 보의 정체된 모습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