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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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가 시작되는 초복(7월11일)을 앞두고 관련 먹거리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고공행진하는 먹거리 물가에 더위에 지친 몸을 보하려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관련 수요를 겨냥한 식재료와 간편식 할인전으로 소비자 지갑 겨냥에 나섰다.

삼계탕부터 수박까지…복달임 먹거리 몸값 '고공행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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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에 사람들이 몰리는 외식메뉴 삼계탕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10%(서울 기준)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한 그릇에 1만6000원이 넘어갔다. 삼계탕 주재료인 닭고기와 이한치열로 더위를 식히기 위한 여름 대표과일 수박 가격도 오름세다.

10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6423원으로 1년 전보다 12.7%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소비자들이 삼계탕 대신 많이 찾는 치킨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치킨 물가는 지난해 6월보다 4.8% 올랐다. 상승폭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11%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우상향 기조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3대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메뉴는 모두 마리당 2만원대에 진입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치킨으로 꼽히던 편의점 치킨도 가격 인상에 가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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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주재료인 닭고기 가격 상승이 배경으로 꼽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은 6364원으로 1년 사이 12% 뛴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평균가격보다도 1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은 ㎏당 3954원으로 1년 전보다 13.7%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가격 오름세 배경으로 생산비 상승과 이에 따른 육계 공급 감소를 들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육계 도축 전망에 따르면 이달 도축 닭 마릿수는 6917만~7061만마리로 지난해 7월보다 2.6%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평년보다 6.8% 적은 수준이다.

농림부는 "계열화사업자가 사육 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인데다 종계의 생산성이 떨어져 육계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며 "여름철 보양식 수요에 대응해 삼계 공급을 확대하는 등 성수기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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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달콤한 화채에 빠지지 않는 수박 몸값도 예년보다 20%가량 높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수박 가격(소매·상품 기준)은 평균 2만2171원으로 1년 전보다 10.6% 올랐다. 평년(1만8497원)보다 20% 가까이(19.9%) 비싸다. 특히 초복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탔다. 최근 한 주 사이 수박 가격은 11.5% 올라 한 달 전(상승률 6.5%)과 비교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른 무더위로 제철을 맞기 전인 수박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올해도 공급량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수박이 자라는 기간 잦은 비와 일조시간 감소 등 기상 여건이 악화돼 공급량이 줄었다. 그 결과, 수박 상품 도매가격(가락시장)은 지난해 6월과 평년보다 각각 6%, 2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수기로 접어들며 수박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 달 (6월6일~7월6일) 대형마트 이마트에서 수박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고, 롯데마트에서는 30% 뛰었다.

300원에 삼계탕 푼다…유통가 '초복대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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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외식물가 고공행진 속 초복을 겨냥한 상품과 식재료 할인전을 쏟아내고 있다. 통상 삼복 중 초복에 관련 식품 매출이 높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주요 대형마트는 이번주 닭고기와 장어 등 보양식 재료와 간편식, 과일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이마트가 오는 12일까지 국산 무항생제 두마리 영계를 행사카드로 결제 시 40%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는 일주일 판매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인 300t의 계육을 확보했다. 같은 기간 백숙과 장어초밥 등을 포함한 즉석 조리식품 델리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 역시 삼계탕 재료와 간편식 중심으로 할인행사를 기획했다. 롯데마트에서는 11일까지 백숙용 영계를 행사 카드로 결제 시 40% 할인이 적용된다. 수산식품 중에서는 전복과 국산 민물·바닷장어를 행사 카드로 결제 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도 12일까지 '복날 홈 보양식' 행사를 연다. 국내산 냉장 생닭 전품목을 행사카드로 결제 시 최대 40% 할인률이 적용된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에선 쿠팡이 오는 24일까지 '삼복더위 이겨내기 여름보양식 특가전'을 연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삼계탕 등 행사상품 5종 한정수량을 300원 특가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오는 20일에도 닭백숙 등 간편식 2종을 300원에 한정수량 판매한다. 티몬은 다음달까지 '복날기획전'을 열고 다양한 복날 식재료를 특가 판매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맘스터치가 오는 16일까지 배달앱 배달의민족에서 최대 4500원 할인을 적용하는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기획 상품을 준비한 곳도 있다. KFC는 이날과 오는 12일 이틀간 초복 한정 치킨 버켓 상품을 판매하고, 파파이스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복날치킨팩'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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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에서는 보양식 도시락과 간편식을 쏟아냈다. CU는 닭백숙과 삼계죽 등 간편식 상품, 훈제 오리를 활용한 도시락, 덮밥, 김밥 등 10종의 상품을 기획했다. GS25는 양념치킨 브랜드 페리카나와 손잡고 협업 상품을 기획했다. 세븐일레븐은 장어와 훈제오리가 든 도시락 등 보양식 상품 3종을 준비했다.

이같이 유통가가 초복을 앞두고 관련 제품과 프로모션을 쏟아내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삼복 중 초복을 많이 챙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편의점에서는 삼복 중 초복의 보양식이 가장 많이 팔렸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삼복의 보양식 매출 구성비를 보면 초복이 56.1%로 중복(23.9%), 말복(20.0%)을 큰 폭으로 제쳤다. CU 관계자는 "초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보양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