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회 US여자오픈 1라운드에서는 선두권 싸움을 벌인 골퍼들만큼이나 시선을 모은 선수가 있었다. 대회 도중 실격한 태국의 나타끄리타 웡타위랍(21)이다. 사유는 거리측정기 사용이었다. 웡타위랍의 캐디가 경기 중간 거리측정기를 수차례 사용하는 게 경기위원에게 적발됐고, 대회조직위원회는 규정에 따라 웡타위랍을 경기 중간에 끌어냈다.

웡타위랍이 규정을 어긴 것은 사실이지만 안타까워하는 의견이 많다. 고의라기보다 거리측정기 관련 규정이 투어와 단체마다 제각각이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원래 골프 규칙대로라면 모든 프로투어 대회에서 거리측정기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골프 규칙을 만드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골프협회(R&A)가 2019년 규칙을 개정하면서 모든 골프대회에 거리측정기(고도 변화와 방향 정보 해석 금지) 사용을 허가했다.

다만 단체별로 로컬룰을 적용해 측정기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변수가 있다. 몇몇 단체는 변화보다 관행을 택했다. 공교롭게도 규칙을 만든 USGA조차 자신들이 여는 대회에는 로컬룰로 벽을 쳤다.

단체별로 제각각이다 보니 선수들로서도 헷갈릴 수밖에 없다. 여자의 경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등이 거리측정기 사용을 허락한다. 메이저대회 중에선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관하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그렇다. 반면 USGA나 영국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AIG 여자오픈 등은 여전히 측정기 사용을 막고 있다.

남자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는 거리측정기 사용을 금지한다. 반면 KPGA 2부 투어인 스릭슨투어나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선 측정기 사용이 가능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