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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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가장 간편한 피서
어느 책 속으로 떠나볼까
여름에는 역시 스릴러소설
휴가지에는 가벼운 시집을
평소 도전 못했던 묵직한 인문서
휴가 뒤 일상 위한 자기계발서도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621.1.jpg)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책은 여름이 단연 제철이다. 앉은 자리에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독서는 세상에서 가장 간편한 피서다. 휴가지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책을 챙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여행업계뿐 아니라 출판계에도 여름은 '성수기'다. 출판사들은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그 해의 기대작을 출간한다.
올 여름휴가에는 어떤 책을 '반려책'으로 삼아볼까. 한국경제신문의 문화예술 전문 플랫폼 '아르떼'에 책 추천 칼럼 '탐나는 책'을 싣고 있는 국내 대표 출판사 편집자 12명에게 여름휴가지 추천도서를 2권씩 부탁했다. 일부 '다득표' 책 포함 총 22권의 '제철' 책을 정리했다.
◇여름엔 스릴러소설이 제격
여름에 어울리는 책으로는 역시 등골 서늘한 스릴러소설을 빼놓을 수 없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653.1.jpg)
글항아리 출신 독립 편집자인 박은아 씨는 이 책을 추천하며 "장마와 열대야, 천둥 번개와 음산함이 있는 여름의 얼굴은 극단적"이라며 "악천후가 지나고 맑게 갠 하늘이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모르겠는 기분이 들 때는 우중충하게 휘몰아치는 소설집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인플루엔셜의 한국문학 브랜드 래빗홀을 담당하는 최지인 팀장도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하며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무서운 이야기처럼 저주 인형과 화장실 귀신, 여우 요괴 등 오싹한 재미를 한가득 풀어놓는다"며 "동시에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의 부조리와 고통에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666.1.jpg)
백다흠 은행나무 문예지 '악스트' 편집장은 "이미 세상은 괴담에 가깝게 변해버려서 그 괴담들을 느끼지 못하는 중"이라며 "여름휴가란 그간 일하느라 놓쳐버린 괴담을 읽고 '그래, 세상은 무서운 거야. 그런 세상을 이렇게 열심히 살아오다니' 하며 내가 대견스러운 걸 깨닫는 시간"이라고 했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6.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681.1.jpg)
백 편집장은 "겉모습은 미국 대공황 전의 '돈'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 내부는 어느 부부의 '트러스트(신뢰)'의 근본적인 사실 확인을 다루고 있다"며 "돈의 성질은 절대로 불변이지만, 그 성질을 지키기 위해 위악과 허상을 이용하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시집
작고 가벼운 시집은 휴가지 가방에 챙기기에 부담이 없다.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황인찬 시인이 최근 출간한 신간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는 편집자 2명의 추천 책에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718.1.jpg)
김동휘 난다 편집자는 "시간여행은 누구나 꿈꾸지만 누구도 끝내 갈 수 없는 여행"이라며 "어떤 시는 ‘그곳’이 아닌 어딘가, ‘그때’가 아닌 언젠가, 다만 그때 그곳의 ‘마음’으로 나를 데려다놓는다"고 이 시집을 추천한 이유를 밝혔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738.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860.1.jpg)
◇묵직한 인문서 VS 가벼운 만화책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760.1.jpg)
이 편집자가 시집과 함께 추천한 <성질 나쁜 고양이>는 일본 대표 만화가 야마다 무라사키가 여성으로서 자신이 느꼈던 진솔한 감정들을 고양이의 입을 빌려 들려주는 만화책이다. 이 편집자는 "푹푹 찌는 여름에는 역시 수박과 선풍기, 햇빛 그리고 고양이 만화"라며 "하지만 시를 읽듯 고양이들의 심오한 내면의 풍경들을 찬찬히 건너가다보면 깨닫는 것은, 인간의 마음을 읽고 익히고 있는 자신일 것"이라고 했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769.1.jpg)
반면 휴가는 평소 미처 도전하지 못했던 묵직한 인문서에 등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김현주 문학과지성사 편집2부 편집장은 이번 여름휴가에 비자이 프라샤드의 <갈색의 세계사>를 읽기를 권했다. 제3세계의 눈으로 본 20세기 현대사를 다룬 508쪽짜리 책이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904.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908.1.jpg)
박 편집자는 "을유문화사 암실문고로 소개된 한국어판 책 소개에 편집자가 '텍스트의 압력'이라는 말을 썼는데, 읽다 보면 정말 문득 그것에 짓눌릴 때가 있다"며 "빈곤과 폭력의 도시에서 소명될 수 없는 각자의 진심과 사정이 분노와 재앙이 되어 소용돌이를 일으킨다"고 소개했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5.1.jpg)
◇키워드는 #여름 #여행 #휴식
여름과 여행, 휴식을 키워드로 삼은 책도 눈에 띈다. 김현주 편집장은 서양사학자 장문석의 <토리노 멜랑콜리>를 추천하며 "자동차 기업 피아트의 도시, 반파시즘의 도시 토리노가 어떻게 멜랑콜리에 휩싸인 도시가 됐는지를 유려한 필치로 서술하는 책"이라며 "한 도시의 굴곡진 20세기를 담은 이 책을 일종의 도시 가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907.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8910.1.jpg)
책을 통해 비현실적 공간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볼 수도 있다. 최지인 팀장이 추천한 이소영의 소설 <알래스카 한의원>가 그런 경우다. 주인공 이지는 어느 날 가벼운 교통사고를 겪은 뒤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끼자 치료를 위해 알래스카의 작은 한의원을 찾아간다. 최 팀장은 "이게 무슨 이야기지, 라고 의문을 갖기도 전에 매력적인 인물들에 빠져든다"며 "모든 단서들이 회수되며 그녀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묵직한 감동이 함께 찾아오는 몰입도 높은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037.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8.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0.1.jpg)
휴가의 세계에 규칙이 있다면 제1번 규칙은 '휴식'일 것이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39.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2.1.jpg)
◇휴가 이후를 준비해볼까
평소 생활습관이나 일하는 태도를 돌아볼 수 있는 책들도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현대인의 집중력 부족 문제를 실리콘밸리 등 각계각층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헤친 책이다.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3.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1.1.jpg)
![아르떼 '책 타짜'들이 꼽았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 22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3949644.1.jpg)
정소연 편집주간은 정연주의 <말을 잘한다는 것>을 추천하며 "사실 누구에게나 공적인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책은 두려움 없애기부터 말실수 피하는 법까지 담은 말하기의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구은서/임근호/안시욱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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