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조건 제시…"스웨덴 약속이행 관련 양보 기대말라"
에르도안 "튀르키예 EU 가입 길 열면 스웨덴 나토 가입 지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에 EU 주요국들이 협조해주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11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개막하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우선, 튀르키예가 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도 스웨덴에 나토로의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튀르키예는 EU 정회원 가입 절차를 재개할 것이고, EU 주요 국가와 지도자들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의 가입에 대해 분명하고 강한 지원 메시지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2004년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은 데 이어 2005년 가입 협상을 시작했으나, 키프로스 분쟁과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또한 2016년 쿠데타 미수 사태 후 튀르키예에서 기본권이 크게 제한되면서 가입 협상은 교착 국면에 빠졌다.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지난해 6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위해 약속한 조건들의 이행에 달렸다면서, 아무도 튀르키예의 양보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스웨덴과 핀란드는 튀르키예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이자 테러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관련자의 인도를 위한 구체적 절차를 밟기로 했다.

핀란드는 지난 4월 튀르키예의 동의 하에 나토에 가입했으나, 스웨덴은 이번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도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로 가입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테러 조직인 PKK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반(反)이슬람 시위를 용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도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나토 확장에 대해 논의했다고 튀르키예 외무부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