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촉매로 주로 쓰여… 전기차 판매 증가로 가격 약세 팔라듐 가격이 올해 들어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선물시장에서 팔라듐 가격은 전 장보다 0.2% 떨어진 트로이온스당 1241.41달러에 마감했다. 팔라듐 가격은 장중 한때 트로이온스당 1190.65달러까지 밀렸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팔라듐 가격은 31%가량 하락했다.
팔라듐 가격이 약세를 면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에 따른 내연기관차 산업의 부진 때문이다. 팔라듐은 내연기관차의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촉매제로 주로 쓰인다. 세계 팔라듐 수요의 대부분이 이 용도다. 이 때문에 팔라듐 가격은 내연기관차 생산량에 연동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내연기관차 수요가 줄어들 거란 전망이 팔라듐 가격 하락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는 전기차 55만733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 판매량 증가율은 10%에 그쳤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도 1년 전 5.4%에서 7.2%로 확대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단계적으로 차량의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 허용량을 줄인다는 규제안을 지난 4월 공개했다. 이를 충족하려면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려야 한다. EPA는 이 조치가 실행되면 전기차가 2030년 전체 승용차의 60%, 2032년에는 6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연기관차 수요가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이달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속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독일 귀금속 기업 헤라우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미국 소비가 둔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12개월 동안 팔라듐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