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 "유감" 표명…삭감 예산 추경서 논의 전망
경남도의회-도교육청 '행복교육지구 예산 갈등' 일단 봉합
경남도의회와 도교육청 간 '행복교육지구' 예산 삭감과 관련한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박종훈 교육감은 11일 열린 제406회 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최근 바뀐 간부공무원을 소개한 직후 예산 삭감과 관련한 갈등 상황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그는 "지난번 교육비특별회계 1차 추경이 이뤄지고 난 뒤 교육감 인사말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의원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점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죄송하다는 마음을 담아 이 자리에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예산을 편성한 교육감이나 이를 심의 의결하는 의원들이나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의 깊이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겨울밤 할머니께서 화롯불에 불씨를 새벽까지 꺼트리지 않기 위해 타고 난 재를 불손으로 따박따박 다지시던 모습이 떠올랐다"며 "지금 교육감 심정이 그런 것 같다"고 말해 행복교육지구 사업의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의회의 권위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존중한다"며 '신상발언'같은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김진부 의장은 "도의회와 집행부는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양 수레바퀴다"며 "교육청과 도의회가 하나의 뜻을 모아 경남 발전을 함께 이끈다는 생각을 가지고 소통과 협치로 도민을 위해 함께 나갈 것을 제안드린다"고 화답했다.

경남도의회-도교육청 '행복교육지구 예산 갈등' 일단 봉합
앞서 박 교육감은 지난달 22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혁신 교육사업으로 추진된 행복교육지구 운영 등 4개 사업, 40억여원이 삭감되자 '이번 추경안 심의를 보면서 교육감 행보를 의회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지난 8년간 조금씩 확대된 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의회 반대로 종료되기에 이른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6일 도교육청 정례 월요회의와 27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도의회가 아이들 행복을 빼앗아 갔다.

의회가 대단히 비교육적이며, 어떤 진영, 이념 문제로 잘못 해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등의 유감 발언을 잇달아 내놓아 비판 수위를 높인 바 있다.

그러자 추경안을 심의한 도의회 교육청 소관 예산결산위원회 서희봉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박 교육감의 발언을 문제 삼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서 위원장은 "박 교육감이 본회의장에서 의회를 폄하하고 무시한 발언을 했으므로 도의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할 사안이다"고 말해 불쾌한 뜻을 표출했다.

김진부 의장도 박 교육감 발언이 도의회 본회의에서 있었던 사안이므로 본회의에서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김 의장과 박 교육감은 지난 6일 도의회에서 만나 이번 갈등과 관련해 서로 소통하기로 뜻을 모았고, 이날 박 교육감이 사과의 뜻을 표명하면서 갈등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에 예산 삭감과 관련한 교육감 발언을 문제 삼는 5분 자유발언을 신청했던 서 위원장도 발언을 취소했다.

양측이 도의회 본회의에서 갈등 국면을 해소함에 따라 행복교육지구 관련 삭감 예산은 도교육청이 제2회 추경안에 재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의회가 다시 추경안을 심의하게 되면 행복교육지구 관련 예산을 일부 복구시킬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