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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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우, SK네트웍스우 등 상장폐지를 앞둔 우선주 5종목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들 주식을 마지막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정리매매 기간에 투기적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강화한 우선주 퇴출 요건이 또 다른 투기판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매꾼’ 몰린 상폐 우선주

11일 삼성중공우는 14.47% 내린 3만6450원에 마감했다. 장중 20%포인트에 달하는 변동폭을 보였다. 이날 13.93% 오른 현대비앤지스틸우는 장중 한때 상승률이 97%에 달했다. SK네트웍스우, DB하이텍1우, 흥국화재2우B도 10~20%포인트에 달하는 변동폭을 보였다.
투자자 보호 맞나? 투기판 전락한 우선株 정리매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는 상장 주식 수 미달을 근거로 이들 5개 종목에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달 6~14일 정리매매를 거친 뒤 오는 17일 최종 상장폐지된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하루 거래제한폭(±30%)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투기적 자금이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2013년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이 하루 만에 800만% 넘게 급등한 극단적 사례도 있다. 거래는 실시간이 아니라 30분 단위로 호가를 받아 한꺼번에 체결되는 단일가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들 5개 종목이 상폐 수순에 들어간 것은 우선주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2020년 삼성중공우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는 등 우선주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자 금융당국은 우선주 퇴출 요건을 상장 주식 수 ‘5만 주 미만’에서 ‘20만 주 미만’으로 높였다. 시가총액 기준 상폐 요건도 ‘5억원 미만’에서 ‘20억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우 25분의 1토막

우선주는 오랜 기간 시세 조종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적어 주가를 밀어 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일부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100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번에 상폐가 결정된 5개 종목은 상장 주식 수가 2개 반기 연속 20만 주 미만에 그쳐 퇴출이 결정됐다. 금융당국이 해당 기업에 주식 수를 늘리라고 요청했음에도 따르지 않자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손실은 개인 투자자에게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주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90%가 넘는다. 삼성중공우는 2020년 6월 고점(91만6896원) 대비 25분의 1토막 났다. SK네트웍스우, 현대비앤지스틸우, DB하이텍1우도 고점 대비 각각 96%, 95%, 92% 떨어졌다.

신규 진입한 투자자들도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한 펀드매니저는 “상장폐지 종목은 정리매매 기간 큰 폭으로 오르기도 하지만 결국 폭탄 돌리기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상장폐지되는 우선주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는 루트로닉3우C, 신영증권우를 상장 주식 수 미달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