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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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 고위 인사들이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의지를 다시 보였다는 평가다.

마이클 바 Fed 금융감독담당 부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초당적정책센터(BPC)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통화정책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이라는 해석이다.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라며 “인플레이션을 2%(Fed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올해 두어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데일리 총재는 “Fed가 금리 인상 주기의 막바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도 이날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설에서 “내 견해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Fed의 점도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다소 인상한 다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보를 축적하며 당분간 동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의 시간당 임금 평균이 4.4% 올랐다는 미 노동부 발표를 인용하며 “2%(Fed의 물가 목표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Fed는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인상하던 기준금리를 지난달 동결했다. 그러나 이때 공개한 점도표의 올해 말 금리 중간값 전망치는 연 5.6%로, 현재 금리(연 5.0~5.25%)에서 두 차례 추가로 인상해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로 분류되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지만 우리는 경기 둔화의 신호를 계속 보고 있다”며 “당분간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연은이 발표한 6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기대 물가상승률은 3.8%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 상승률 전망치는 5개월 연속 올랐다.

시장은 12일 발표되는 6월 CPI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6월 CPI가 전월보다 0.3%,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4.0% 상승한 5월과 비교할 때 둔화한 수치다. 하지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하고 산정하는 6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5.0% 오르며 가파르게 둔화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5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3%였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게 기정사실이 된 분위기인 가운데, 그 이후에도 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택할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