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4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정 수율(양품 비율)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 "3·4나노 파운드리 공정 안정화"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와 4㎚ 공정 수율은 각각 60% 이상, 75% 이상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3·4㎚를 비롯한 최첨단 공정 수율이 60%를 넘어서면 안정적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는 반도체에서 전자가 다니는 회로의 폭(선폭)을 뜻한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이 줄어들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까지 세계 파운드리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의 4㎚ 공정 수율을 각각 70∼80%, 50%대로 추정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TSMC와의 수율 격차를 상당 부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이 올라오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엔비디아, 퀄컴의 칩 물량을 추가 수주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칩 대부분을 TSMC를 통해 위탁생산하는 엔비디아와 퀄컴은 삼성전자에 칩을 주문하려는 유인이 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파운드리 업체에 주문을 분산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4㎚ 수율을 높이면서 퀄컴과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TSMC의 올 상반기 매출은 9894억7400만대만달러(약 40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5% 줄었다. 6월 매출은 1564억400만대만달러(약 6조461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움츠러든 반도체 수요를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