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안온다...주식·채권 모두에 하방위협"
월가의 전문가 다수가 미국의 경기침체를 점치지만 이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많은 투자자들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의 인베스텍의 주식 전략가 로저 리는 “시장은 내년 안에 경기침체가 올 것을 대비하고 있으며 이는 역사상 가장 폭넓게 예측된 경기침체”라면서 "하지만 이같은 전망과는 달리 실제 경제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건실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어 경기침체 예측은 사실이라기보다는 추측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월가의 전문가들이 구매관리자 수치 같은 소프트 데이터에 기반해 경제활동이 하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하지만, 고용시장 지표 같은 하드 데이터는 미국이 전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는게 리 분석가의 설명이다.

하드 데이터는 산업생산, 고용, 소비처럼 돈으로 환산 가능한 정보를 수집해 만든 데이터인 반면 소프트 데이터는 기업 및 소비자 심리 설문조사와 같은 데이터를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ADP 일자리 데이터에 따르면 6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49만7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다우존스 추정치인 22만명을 두 배 이상을 상회했다.

리 분석가는 “이처럼 시장이 점치는 예상과 실제 데이터와의 불일치는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투자자 대다수가 예상하는 것 보다 훨씬 높고 더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실현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된다면 성장주와 같은 고평가주의 가격은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10년간 채권시장의 물가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인 BER(breakeven rates, 10년물 국채와 물가연동채 간 수익률 차이)이 인플레이션 가격을 잘못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분석가는 "현재 미국의 2년 BER은 2%를 약간 넘어선 상태인데 만약 향후 2년간 평균 물가가 2%로 예상되고 현재 미국의 물가가 4%를 넘는다면 산술적으로 어떤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은 0%로 떨어져야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는 잠재적으로 주식과 채권가격을 모두 하락시킬 수 있다"며 “만약 BER이 상당히 오르면 이는 미국 국채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쳐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채권가격은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분석는 이같은 이유로 “역설적이게도 미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경기침체 위험이 후퇴하는 경우가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는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2022년과 유사하게 S&P500이 하락하고 FTSE100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치주와 경기민감주가 지배하는 영국 시장이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그는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경우 은행, 광업, 석유 회사와 같은 소위 가치주가 부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