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2일 오후 4시 27분

신규 상장하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주가가 이상 급등하고 있다.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확대하자 단기 차익을 노린 단타 매매가 성행하며 ‘폭탄 돌리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팩株는 단타 놀이터?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DB금융스팩11호는 공모가(2000원) 대비 약 122% 상승한 4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공모가보다 243% 높은 6860원까지 올랐다. 지난 6일 상장한 교보14호스팩도 상장 첫날 장중에 공모가 대비 299% 상승한 7980원까지 치솟았다가 68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4325원까지 밀렸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10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스팩은 합병 기업을 찾기 전까지는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서 크게 변동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 공모가 수준에서 머무르다 합병 소식이 알려진 뒤에야 주가가 움직인다.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신규 스팩이 200% 이상 상승하는 건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말부터 신규 상장사의 상장 첫날 주가 변동폭이 공모가의 60~400%로 변경된 이후 스팩이 단타 매매 대상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스팩은 상장 이후 3년간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공모가 수준의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안전자산인데, 이번 주가 변동폭 변경으로 단기 기대 수익률만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다시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 급등락으로 인한 피해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