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상승률이 예상보다 다소 낮은 연율 3.0%로 2년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3.1%를 예상해왔다. 노동부는 6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0. 2%p 오른 것이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라고 말했다.

끈질기게 5%대위에 머물던 핵심 인플레이션도 연율 4.8%로 내려왔다.

노동 통계국은 에너지 물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전달보다 0.2% 상승에 그친 것도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소비자물가가 낮게 나오면서 이 날 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 나스닥 선물 등은 일제히 상승폭을 넓혔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4.750%로 하락했다.

핵심 인플레이션은 미연준(Fed)이 금리를 결정할 때 주시하는 요소중 하나다. 경제학자들은 핵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완고하다고 보며 5.0%를 예상해왔다.

역시 근원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은 주거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 가중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이 0.4%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 상승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차량 보험료, 의류, 레크리에이션 비용, 항공운임료 등도 많이 올랐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서 에너지 지수는 16.7% 하락했으며 식품 물가는 여전히 전년 동기보다 5.7% 오른 상태다.

사실상 주거비용과 식품을 제외하면 미국의 물가는 안정세로 접어든 셈이다.

전반적인 CPI 수치가 둔화되는 주요 원인은 지난해 6월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정점을 기록했던 시점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CPI는 상대적으로 낮았던 수치와 비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물가를 중심으로 한 물가 압력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있어 오는 25~26일의 FOMC 회의에서 연준은 예상되는 25bp (베이시스포인트=0.25%) 의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물가와 더불어 연준이 주시하는 데이터인 지난 주에 발표된 노동시장 관련 데이타들이 예상을 뛰어 넘어 매우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2년만에 가장 낮은 3%대로 내려왔기 때문에, 올해 남은 기간의 금리 인상 폭에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달 CPI 발표 직후 거래자들이 7월에는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하겠지만 이후의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이 50%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