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욱 엠씨넥스 사장 "휴대폰 카메라에서 자율주행·드론·로봇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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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인터뷰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

현대차그룹의 '레벨3 자율차'에 카메라 공급

미국, 유럽의 완성차 업체와 잇따라 납품 계약

"드론 로봇 등 미래 산업 시각정보 처리 선점"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가 회사의 인천 송도 본사 연구소에서 차세대 자율주행용 카메라 '트라이 포컬 카메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시각정보 처리 전문기업 엠씨넥스는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차의 '눈'을 담당한다. 기아가 국내 첫 레벨3 자율주행차(조건부 자율 주행)인 'EV9 GT라인'을 올 3분기에 출시하는데, 여기 들어가는 센싱 카메라를 엠씨넥스가 공급키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출시할 다른 레벨3 자율주행차에도 센싱 카메라를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밖에 유럽과 북미 유력 완성차 업체에 센싱 카메라를 지난해 말부터 공급하고 있거나, 올 연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엠씨넥스 창업자인 민동욱 사장을 지난 12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자율주행차 센싱 카메라 및 전기차 부품 연구개발(R&D)에 연 2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며 "전장사업부 매출의 10%, 회사 전체 매출의 5~6%에 달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연구개발비 평균(3~4%)의 2배 가까이 된다. 민 사장은 "시중에 나와있는 센싱 카메라의 해상도는 가장 높은 게 200만 화소인데 엠씨넥스는 올 연말 600만 화소 개발을 마칠 수 있을 것"며 "이런 적극적인 R&D 투자가 유력 완성차 업체와 잇따라 납품 계약을 맺는 바탕이 됐다"고 했다.

민 사장은 휴대폰 제조사에서 일하다가 독립해 2004년 엠씨넥스를 창업했다. 휴대폰 카메라 모듈 제조가 엠씨넥스의 초기 창업 아이템이었고 지금도 회사의 캐시카우다. 그러나 민 사장은 사업 초기부터 다른 신사업도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는 창업 이듬해 차량용 후방 카메라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차량용 카메라는 일부 고급차에만 들어갔고 국산 없이 전량 수입했다. 엠씨넥스는 적극적인 투자로 2006년 차량용 카메라를 국산화했다. 이후 이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았고, 이는 자율주행차 센싱 카메라로 이어지는 밑바탕이 됐다.

엠씨넥스는 최근 자율주행차 뿐만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등 미래 신사업으로도 가지를 뻗고 있다. 적극적인 R&D 투자 덕에 성과도 나오고 있다. 엠씨넥스는 최근 유럽 군용드론 업체의 공동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됐고 미국 유력 로봇 전문회사의 개발 대행도 따냈다. 국내 UAM 스타트업과도 R&D 협업을 하는 중이다. 민 사장은 "시각정보 처리는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라며 "애플이 최근 출시한 해드셋을 비롯, 주목받는 신산업 가운데 시각정보 처리가 중요하지 않은 분야는 하나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가 회사의 인천 송도 본사에서 차세대 자율주행용 카메라 '8PM 듀얼 스캐닝 카메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엠씨넥스는 향후 신사업 분야에서 폭발적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레벨3 자율주행차 관련 매출은 내년 전사 매출의 5~10%를 차지할 전망이고, 10년 내 절반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5~10년 정도가 흐르면 레벨5 자율주행차(완전 자율주행)가 나오면서 이 시장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잇따라 업무 협의를 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창업 초기 민 사장은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중국 업체에 납품하기 위해 "한 번 만나달라"는 피켓을 들고 그 회사 앞에 서 있었을 정도로 영업에 열정적이다.

민 사장은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펴고 있냐"는 질문에 "공장 자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엠씨넥스는 베트남 닌빈에서 면적 8만7000㎡, 인원 5000명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투자를 많이 했고, 이에 따라 인력 채용도 정례화했다. 그동안 회사가 고속 성장했기 때문에 수시 채용을 했는데 이 비용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민 사장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비용이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생산부터 출하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아지는 등 생산력도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자동화율을 계속 높일 생각"이라고 했다.

엠씨넥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128.5% 높은 245억원이다. 올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성장한 4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 실적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전장 부문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라 주가가 재평가(리레이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