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사 등에 대한 반감 반영된 듯…FBI "DC 인근에 유지해야"
트럼프 측근 정치인, FBI 본부 워싱턴서 앨라배마로 이전 추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공화당 중진 의원이 연방수사국(FBI)의 본부를 수도 워싱턴DC에서 남부 앨라배마주(州)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추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하원의 짐 조던 법사위원장(오하이오)이 FBI 본부를 앨라배마주(州) 헌츠빌로 옮기려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FBI는 수년 전부터 건물 노후화를 이유로 1975년에 완공된 FBI 본부를 대체할 새로운 건물 건설을 추진해왔다.

미국 연방 정부의 부동산 등을 관리하는 연방총무청(GSA)은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나 메릴랜드주를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던 위원장은 FBI 새 본부 건설 부지로 워싱턴DC에서 1천120km 떨어진 미국 남부의 소도시를 지명하고, 이곳에 새 본부를 건설하지 않을 경우 예산을 배정하지 않겠다는 법안을 마련했다.

조던 위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 육군이 앨라배마 헌츠빌에서 운영하는 대형 무기 연구시설이 FBI 새 본부 유치의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이 시설에는 육군 이외에도 FBI 소속 직원 1천 명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FBI의 새 본부 건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FBI 내부에서도 헌츠빌에 있는 FBI 건물을 '제2의 본부'라고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던 위원장이 앨라배마 헌츠빌에 FBI 본부를 세우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FBI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조던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유출 관련 FBI 수사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도 가장 큰 목소리로 비판해온 인물이다.

또한 그는 FBI 본부가 보수적인 남부에 들어선다면 수사요원들이 좌파 이념에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측근 정치인, FBI 본부 워싱턴서 앨라배마로 이전 추진
FBI는 앨라배마 이전 계획에 대해 "연방 정부 내 다른 정보기관과의 일상적인 의사소통 등 여러 이유를 감안한다면 본부를 워싱턴DC 인근 지역에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FBI는 예산 삭감 주장 등에 대해서도 "미국 국민에 대한 FBI의 봉사에 해로운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