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전문 채널 '한문철TV'의 '도로에 고인 물 때문에 차량이 뒤집어질 수도 있네요'라는 제목의 영상 일부 캡처
사진=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전문 채널 '한문철TV'의 '도로에 고인 물 때문에 차량이 뒤집어질 수도 있네요'라는 제목의 영상 일부 캡처
빗길에 감속하지 않고 물웅덩이를 지나다 전복되는 사고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비가 많이 내려 고인 물웅덩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감속하지 못한 채 지나가다가 사고를 당한 상황. 전문가들은 "빗길에선 무조건 감속해야 한다"면서 "안전 주행을 위해 차량 점검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12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전문 채널 '한문철TV'에는 '도로에 고인 물 때문에 차량이 뒤집어질 수도 있네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선 제보 차량에 앞서 달리던 한 경차가 물웅덩이를 보지 못한 채 속도를 내다가 뒤집힌다. 한문철 변호사는 "차가 가볍기도 하고 고인 물이 생각보다 많아서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며 "커브길 직후에 나타나는 물웅덩이는 잘 보이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빗길 운전 시 속도를 줄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0~2022년 3년간 기상 상태에 따른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장마철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2.01명으로, 맑은 날(1.31명)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여름은 태평양에서 발달하고 있는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역대급 폭우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인 11일에도 전국적으로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도로가 통제되고 침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진=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전문 채널 '한문철TV'의 '도로에 고인 물 때문에 차량이 뒤집어질 수도 있네요'라는 제목의 영상 일부 캡처
사진=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전문 채널 '한문철TV'의 '도로에 고인 물 때문에 차량이 뒤집어질 수도 있네요'라는 제목의 영상 일부 캡처

폭우 시 20~50% 감속운전 필수

특히 폭우가 내릴 때는 차 속도를 줄이는 것이 필수다. 물에 젖은 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면 타이어와 노면이 접촉하지 않아 조종이 불가능하게 되는 수막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비가 오는 날에는 제한 속도의 20~50%까지 감속해야 한다. 만약 수막현상이 발생했다면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력이 극히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급격한 핸들 및 브레이크 조작은 더 위험하다.

안전거리 확보도 필수다. 더욱이 빗길 운전은 제동거리도 길어져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운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젖은 노면에서의 미끄러지는 거리는 일반 도로보다 1.5배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로의 양 끝 쪽에는 빗물 배수 등 물이 고인 경우도 있어 서행 운전해야 한다.

무엇보다 침수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행할 때 물웅덩이나 수면 높이가 자동차의 머플러나 바닥 면을 넘을 경우는 피해가는 것이 좋다. 상시 침수 지역이나 지형적으로 낮은 곳의 주차는 피하고 경사로보다 평지 주차를 해야 하며 경사로일 경우 미끄러지지 않도록 타이어에 버팀목을 대야 한다.
사진자료=한국타이어
사진자료=한국타이어

와이퍼, 타이어 등...자동차 사전점검도 중요

비가 많이 올 때를 대비해 사전에 차량을 점검하는 것도 필수다. 자동차를 적절히 관리해야 안전하게 빗길을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올 때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와이퍼는 깨끗한 시야 확보를 위해서 꼭 점검해야 한다. 와이퍼 점검 방법은 간단하다. 와이퍼 작동 시 소음이 발생하거나 유리에 물 자국 또는 줄이 생긴다면 와이퍼의 수명이 다했다는 신호다. 폭우 속에서도 닦임 성이 우수한 와이퍼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와이퍼 프레임, 고무 날의 소재, 발수력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발수코팅제를 미리 발라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수코팅제를 사이드미러 바깥에 발라두면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흘러내리면서 사이드미러 좌우 시야 확보에 좋다.

다음으로 중요한 점검 사항은 타이어다. 타이어 마모 정도가 심할수록 빗길 운전에서의 제동력은 떨어진다. 따라서 제때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타이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 이상 달리다가 급제동 시 홈의 깊이가 7㎜인 새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와 비교하면 홈의 깊이가 1.6㎜로 심하게 마모된 타이어는 약 2배 가까이 제동력이 차이가 났다. 시속 80㎞의 코너링 실험에서는 마모 정도가 거의 없는 타이어는 2~3m가량 미끄러지는 데 반해, 마모 정도가 심한 타이어는 도로 밖으로 이탈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안전 운전을 위해 홈 깊이가 3㎜ 정도인 상태에서 여유를 두고 타이어를 교체하길 권한다"고 전했다.

라이트 점검도 필수다. 전조등, 후미등, 안개등 등은 시야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만 다른 차량이 내 차량의 위치를 알 수 있게 도와줘 사고를 방지하게 해준다. 점검 시 불이 들어오지 않으면 교체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전기차도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이달부터 올해 연말까지 특별안전 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등 국산 전기차와 벤츠·BMW·테슬라 등 수입 전기차 제작사 14개 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상은 2011년 이후 판매돼 운행하고 있는 전기차 약 50여개 차종이다.

차량 외관 및 고전압 배터리, 연결 케이블 및 커넥터 손상 여부, 차 고장 코드 진단 등을 점검받을 수 있다. 또 일부 차종의 경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종합 무상 안전 점검을 받을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날부터 전기차 이용자에게 특별안전 점검 관련 세부 내용을 담은 안내 메시지를 발송할 예정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