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생산한다.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에 적극 대응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기아 미국법인은 12일(현지시간) 조지아 공장에 약 2550억원(2억달러)을 투자해 내년부터 EV9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기아는 국내 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만 EV9을 생산해왔다.

EV9은 기아가 북미에서 제조하는 첫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내연기관차까지 범위를 넓히면 다섯 번째 현지 생산 모델이다. 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텔루라이드, 쏘렌토, 스포티지, K5 등을 양산하고 있다.

기아는 EV9 현지 생산을 앞세워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미 회사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를 비롯한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쓰며 순항 중이다. 기아가 이 기간 미국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6만409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40.2%나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내년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가는 EV9이 IRA에 따라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IRA는 미국에서 제품을 조립하거나 북미 지역의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