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품는 하나금융…非은행 강화, 금융시장 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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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
1분기 순이익 87%가 은행서 나와
비은행 경쟁력 확보 M&A 전략
KDB생명 자산 '하나생명의 세 배'
합병 성사땐 생보업계 17→10위로
1분기 순이익 87%가 은행서 나와
비은행 경쟁력 확보 M&A 전략
KDB생명 자산 '하나생명의 세 배'
합병 성사땐 생보업계 17→10위로
![산업은행이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 하나금융은 본실사를 거쳐 매매 가격 및 조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 동자동 KDB생명 본사 전경. /허문찬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A.33960829.1.jpg)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
![KDB생명 품는 하나금융…非은행 강화, 금융시장 판 흔든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A.33964405.1.jpg)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1등 전략’을 강조하면서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왔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며 각 사에 1등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후 지주사 차원에서 보험 분야는 자산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모색해왔다.
○생보업계 경쟁력 확보 가능
하나생명은 올 1분기 말 기준 6조3264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국내 22개 생보사 중 17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31억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9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들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덕분에 대부분 보험사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하나생명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반면 KDB생명은 작년 48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76억원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자산도 17조1433억원으로 하나생명의 세 배에 달한다.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덩치를 키우는 한편 실적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단순 합산만으로도 합병회사의 자산 순위는 메트라이프생명(21조8013억원)을 제치고 10위로 뛰어오른다.
그동안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해온 하나생명과 달리 KDB생명은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후 보장성보험의 수익성이 높아져 업계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보장성보험 판매 노하우를 갖춘 KDB생명 설계사 조직을 통해 하나금융이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KDB생명 인수 이후에도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1분기 말 KDB생명의 부채는 16조6210억원에 이른다. 하나금융이 인수한 뒤에도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 등의 채권 만기 때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여기에 법정비율(100%)에 턱걸이하는 신지급여력(K-ICS)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본도 확충해야 한다.
하나금융이 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인수 가격 외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인수 부담이 늘어날 경우 실제 인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거친 뒤 최종 인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호기/김보형 기자 hglee@hankyung.com